[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김원익 기자]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야구를 한다.”
두산 베어스의 신인 외야수 조수행(23)과 신인 내야수 서예일(23)은 현재 두산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2016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나란히 지명된 조수행(2차 1순위, 우투우타)과 서예일(2차 6순위, 우투좌타)은 이번 캠프 내 2명 뿐인 신인. 쟁쟁한 선배들 속에서도 깜짝 활약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사고를 칠 수 있을만한 루키’라는 것이 내부의 기대.
수년간 화수분 야구로 이름을 떨쳤던 두산이지만 입단 이후 첫 스프링캠프부터 이만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도 드물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설명. 김태형 두산 감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야구를 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무엇보다 신인치고는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 자기 야구를 한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 두산 베어스의 신인 외야수 조수행(왼쪽)과 서예일이 슈퍼루키를 꿈꾼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
경기 종료 후 김 감독은 2명의 슈퍼루키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길게는 시범경기까지 지켜보려 한다. 조수행과 서예일은 자신감 있게 야구를 한다. 위축되는 모습들이 없다. 조수행은 마무리캠프때부터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몸은 고등학생 같은데 실전에서는 자기 야구를 한다. 서예일도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캠프에 합류시켜 봤는데 수비나 타석에서나 자신있게 잘한다. 특히 신인답지 않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비에서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신인임에도 벌써 김 감독이 수비 훈련량을 조절해 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물건’이라는 설명. 잘만 다듬으면 올해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원석이라는 것이 코칭스태프들의 호평이다.
8일 첫 청백전서는 다소 긴장한 듯 나란히 무안타에 그쳤던 조수행과 서예일은 10일 경기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조수행은 빠른 발을 유감없이 뽐내며 안타를 기록했고, 서예일은 호수비를 펼치며 타점도 올렸다. 이어 12일 경기서는 완전히 몸을 풀린 듯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동료들의 평가도 좋다. 두산의 주전 중견수 정수빈은 조수행에 대해 “과거 내 모습이 엿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딱 봐도 당장 1군에서 대주자, 대수비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야구하는 자세도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면서 “저랑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것 같기도 하고 내 후배니까 조수행을 잘 챙겨줘야 될 것 같다. 확실히 빠르다. 나도 그때(신인시절)는 빨랐다.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다”며 스스로의 신인시절을 빗대어 조수행에 대해 호평했다.
탄탄한 주전 선수들과 함께 여러 기대자원들이 야수진에 많은 두산이지만, 공교롭게도 이들은 두산 현 전력에도 필요한 자원들이다. 일단 조수행은 대학시절 총 90경기에서 92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전력이 있는 유망 대도다. ‘주루능력’만큼은 당장 1군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으리란 평가. 김 감독은 조수행의 ‘야구 센스’나 ‘자신감 있는 모습’을 특히 칭찬했다. 아직은 섣부른 전망이지만, 시범경기까지 주목해서 보겠다고 밝힌 만큼 더 기대감이 큰 신인이다.
서예일은 수비에서 특화된 자원. 김 감독은 “장래에 유격수로 키울만하다. 유격수도 볼 수 있고, 2루수나 3루수도 다 가능하더라”면서 “특히 백핸드로 수비를 처리하는 모습에서 깜짝 놀랐다. 지금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쓸 시기인데 수비에서도 치고나와서 과감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신인답지 않다”며 서예일의 ‘공격적인 수비’를 호평했다.
김재호의 백업 유격수가 필요한 두산이다. 신인인 서예일이 빠르게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 뛰는 것만 봐도 마음이 흐뭇하다”며 만족감을 여러차례 내비쳤다. 화수분 야구의 산실, 두산에서 나타난 새로운 신인들에 대한 기대감도 쑥쑥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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