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김원익 기자] “이제 잠실 아이돌이라는 말은 솔직히 부담 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인기가 떨어질 테니 지금은 즐기고 싶다(웃음).”
마냥 고등학생만 같던 선수가 어느덧 8년차 프로선수가 됐다. 단순히 연차만 쌓인 것도 아니다.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역으로 성장했다. 두산의 오랜 우승 숙원을 푸는데도 톡톡한 역할을 했다. 바로 ‘잠실 아이돌’ 정수빈(26)의 이야기다.
풋풋한 외모와 다이나믹한 플레이. 들을 열광케 하는 잠실의 스타라는 의미로 정수빈은 ‘잠실 아이돌’로 불린다. 스스로는 ‘이제 많이 늙었다’면서 아이돌이라는 표현을 부담스러워했다. 앳된 모습이 아직 얼굴엔 많이 남은 그지만 이제 프로의 여유와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배어나온다.
↑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이 팬들의 사랑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1차 캠프가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호주와서 낯설었는데 지금은 잘 적응했고, 몸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잘 된 것 같다. 연습경기하면서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될 것 같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
“경조사도 많고 우승 이후 이래저래 바빠서 11월에는 운동을 많이 못했는데 여기서는 몸을 만드는 시간은 충분했다. 몸은 딱 경기 나갈 만큼 다 만들어졌다.”
-지난해 우승 경험은 올해 어떻게 작용할까?
팀을 봐선 더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다르다.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벌써) 잊어버렸다. 2015년은 과거니까 2016년만 생각하고 있다.
-어느덧 팀 내 베테랑이 됐다.
“벌써 캠프도 8번째니까, 신인때처럼 처음보다는 훨씬 편하다. 몸 만드는 것이나 그런 부분들에선 계획을 갖고 여유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루틴을 갖고 준비하면서 시즌 중에도 보다 ‘확실한 것’을 갖고 뛸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다.
“확신은 갖고, 경기를 하는데 경기에 막상 들어가면 똑같다. 시즌 전에는 생각들이 많다. 그런데 개막전 치르고 4~5월을 지나면 그때마다 상황에 맞춰서 다 달라지는 것 같다.”
-방망이 각도를 조절하는 등 타격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폼 변화는 계속 준비는 하고 있다. 안 좋을 때 다르게 시도를 하면 심리적으로 분위기 전환은 된다. 기본적인 면에서 조금씩 바꾸는데 많이 안 된다 싶으면 아예 누가 봐도 티가 나게 바꾸는 편이다. 이번 시즌 폼에 대해서는 머릿속으로만 생각 중이다. 여러 가지를 계획하고 있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최다인 32개의 도루를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15개로 뚝 떨어졌다. 올해 숫자 증가에 대해 목표를 잡고 있나?
“도루를 매년 20개 정도 했는데 지난해만 못했다. 팀적으로도 이전보다는 많이 안 뛰었고 개인적으로도 무릎과 발이나 다리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만 안좋았던 부분이다. 도루를 못해서 안 뛴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올해는 ‘(아파서) 죽어도 뛴다’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뛰려고 하고 있다. 무릎, 다리 등은 아직 관리가 필요해서 회복 중인데 치료받으면서 참고 하려고 한다.”
-상위 타순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특히 리드오프의 중책을 맡을 수도 있는데?
“현수형도 빠졌기 때문에 나, (허)경민이가 상위 타순에서 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상위타순에 선다면 또 타순 역할에 맡게 제 몫을 해야 된다. 특별한 부담감은 없다.”
올 시즌 목표는?
“작년보다 잘하는 것. 안타 몇 개나 도루 등의 세부적인 목표는 마음속으로만 잡고 있고, 큰 목표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력적으로는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도 그런 평가는 있었다. 전문가들 중에 우리를 4강 전력이 아니라고 꼽는 이들도 많았다. 우리 선수들은 많은 경험이 있다. 일단 4강에 드는 것이 팀으로는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팀들 전력이 강해졌지만 단기전은 우리가 강 팀이기 때문에 일단 4강에 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선수단에 많이 보인다.
“계속 막내였다가 이젠 어느 정도 후배들도 있다. (2016 2차 1순위) 조수행의 경우에는 저랑 스타일면에서도 많이 비슷한 선수인 것 같다. 선배인만큼 많은 노하우를 (조)수행이한테 주려고 한다.”
-지난 시즌 중반 군입대 결정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금은 어떤 마음인지?
“이제는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군문제도 때가 되면 가는 것으로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늦었기 때문에 (더 이상 조급해하지 않을 생각)...또 1군에서 이제 이렇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당장 1년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국가대표도 마음속에 있다. WBC의 경우도 일단 올해 잘하면 기회가 도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올 시즌에만 집중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90년생이 이제 두산 선수단의 주역이 됐는데?
“(허)경민이 (박)건우 (허)준혁 (조)승수 같은 친구들이 이제 공수에서 팀에 주축이 됐다. 우리가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됐으면 좋겠다. 겉으로는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동기들이 모두 잘돼서 같이 팀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
-입단한지 꽤 오래 된 고참 선수지만 아직 ‘잠실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있다.
“(손사래를 치며) 정말 아이돌 이야기는 부담된다. 나이 이야기를 하긴 좀 그렇지만, 벌써 8년차다. 이미 27살이 됐다. (웃음). 뭐 나중에 인기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웃음) 아직은 즐기고 싶다. 팬들이 환호해주시는 건 늘 감사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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