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일본 종합격투기(MMA) 대회 ‘슈토’의 제8대 -70kg 챔피언을 지낸 카와지리 타츠야(38)는 8일 기준 UFC 페더급(-66kg) 12위에 올라있다.
UFC로 2007년 10월4일 흡수되기 전까지 세계 1위 단체였던 ‘프라이드’ 시절 카와지리는 -73kg 그랑프리 준준결승까지 진출했다. K-1 주최사였던 FEG의 MMA 대회 ‘드림’과 미국 ‘스트라이크포스’에서는 라이트급(-70kg) 타이틀전을 경험했으나 벨트를 획득하진 못했다. ‘스트라이크포스’는 2013년 1월12일 UFC 합병되기 전까지 2위 대회사로 평가됐다.
어느덧 데뷔 17년째인 카와지리는 MMA 통산 45전 35승 2무 8패다. 드림 등 K-1 관련 MMA 경기 14전 12승 2패. 프라이드에서는 6전 4승 2패, 현재 활약 중인 UFC에서는 4전 3승 1패다.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최근 카와지리는 미국 격투기매체 ‘파이트 매트릭스’ 14일 순위에서 UFC 페더급 21위에 올라있는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5·Team MAD)와 갈등을 빚었다. 이에 관련 인터뷰를 전면 거부하고 있었다.
MK스포츠는 19일 ‘UFC 아시아’의 협조를 받아 한국 언론 최초로 최두호 연관 질문이 포함된 카와지리 전화인터뷰에 성공했다. 카와지리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콘솔에너지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83(UFN 83)’에 임하여 페더급 8위 데니스 버뮤데즈(30·미국)를 상대한다.
↑ 카와지리가 UFC 기자회견에서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최두호 문제 잊고 싶다…상위 랭커와 대결 희망
최두호는 UFC 입성 후부터 카와지리를 존경하는 선수로 꼽으면서 그러기에 더 대결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카와지리는 절친 이시다 미쓰히로(38·일본)가 2011년 12월16일 최두호에게 경기 시작 1분33초 만에 무릎 및 펀치 공격에 KO패를 당한 과정에서의 문제를 지적했다.
최두호는 이시다전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경기주최였던 일본 대회사 DEEP은 경기를 진행했다. 이시다는 최두호에게 진 것이 MMA 마지막 경기였다. 카와지리는 “체중 초과 상대한테 패한 것이 은퇴전이라면 누군들 억울하지 않겠느냐”면서 “최두호와는 평생 엮이고 싶지 않다”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최두호는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로 고생했고 이시다와의 경기도 기준 체중까지 감량하기 촉박한 시점에서 제안을 받았다는 속사정이 있었다. 이러한 정상참작 여지에 대한 설명에도 카와지리는 “대결하기로 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체중을 맞추는 것이 프로다. 계체를 통과할 것 같지 않다면 경기를 수락하지 말아야 한다”고 기존 태도를 고수하면서도 “더는 이 문제를 깊게 얘기하며 일을 키우고 싶지 않다. 일단 잊자”고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이었다.
카와지리는 “나보다 순위가 높은 선수와 대결하고 싶다”면서 “UFC가 최두호와의 경기를 제안해도 현시점에선 거절할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최두호 재능 엄청나…함께 노력하자
UFC가 공식 발표하는 체급별 1~15위에서 카와지리는 페더급 유일의 아시아인이다. 과거에는 타이틀전 경험자인 ‘코리안 좀비’ 정찬성(29·병역이행 중)이 있었다.
“정찬성은 일본에서 활동할 때부터 지켜봤다. UFC 타이틀전도 시청했다. 매우 강하고 열정적인 파이터”라고 호평한 카와지리는 “최두호도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다. 게다가 아직 젊다”면서 “‘아시아 첫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위해 UFC에 소속된 모든 아시아 선수들이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야구·육상 선수 출신…MMA를 순수하게 보려 했다
카와지리는 초·중학교 시기에는 야구, 고등학생일 때는 육상선수였다. 학창시절 투기 종목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MMA 최정상급 선수가 됐다.
“대인 종목 입문 시기는 늦었으나 그런 만큼 MMA를 순수하게 볼 수 있었다”고 회상한 카와지리는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격투기 기술을 배우고 습득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 카와지리(왼쪽)가 UFC 공개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UFC 아시아’ 제공 |
■타격은 회피에 초점…기술은 부족하지 않다
카와지리는 MMA뿐 아니라 3전 2승 1패의 킥복싱 프로전적도 있다. 태국 라자담네른 무에타이 –67kg 챔피언을 지낸 다케다 고조(44·일본)를 K-1·드림 합동 연말대회 ‘다이너마이트!! 2008’에서 경기 시작 2분47초 만에 KO 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카와지리의 MMA 경기는 타격보다는 그래플링, 그중에서도 레슬링의 비중이 높다. “나의 경력을 복기하면 타격 위주로 경기가 진행되면 졌다”고 돌이킨 카와지리는 “그러기에 타격은 피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동작을 따라 하는 등 상대 선제 타격에 휘말리지 않으려고도 한다”면서도 “그러나 나의 타격도 기술적으로는 다른 정상급 선수들과 견줄만하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물론 레슬링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도 겨뤄야 하므로 타격과 주짓수(브라질유술) 향상도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타이틀전 3회 경험자 멘데스와 경기 원해
카와지리는 UFC 입성 후 버뮤데즈와의 이번 경기가 자신보다 높은 순위 선수와 첫 대결이다. 페더급 15위 클레이 구이다(35·미국)에는 졌다.
“버뮤데즈를 이기면 10위 안에 진입한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한 카와지리는 “이후 UFC 페더급 3위 채드 멘데스(31·미국)와 4위 맥스 할러웨이(25·미국), 5위 리카르도 라마스(34·미국)와 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멘더스는 잠정챔피언결정전 포함 UFC 타이틀전을 3차례나 경험했다.
■라이트급 생각도 있으나 페더급이 좋다
카와지리-버뮤데즈 경기가 속한 UFN 83의 메인이벤트는 UFC 라이트급 타이틀전 경험자 도널드 세로니(33·미국)의 웰터급(-77kg) 경기다. 과거 라이트급 선수였으나 지금은 페더급에서 활약하는 카와지리의 감회는 어떨까?
“세로니가 웰터급에 임하는 것을 보니 나도 라이트급 경기도 고려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인정한 카와지리는 “물론 챔피언을 목표로 진지하게 복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 라이트급에서 활동할 때에는 목표로 한 체중감량 일정을 잘 소화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1주일 만에 9kg을 빼는 일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페더급에서는 몸무게 조절이 매우 잘 된다. 나한테는 라이트급보다 페더급 체량을 맞추기가 오히려 더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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