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Anfield)는 올드트라포드, 화이트 하트 레인, 구디슨 파크 등과 더불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경기장 중 하나다.
1990년대 이후로 명문구단의 위상이 흔들리는 중이지만, 1980년대 유럽을 호령한 역사와 전통 덕에 안필드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리버풀에 입단한 감독 선수 할 것 없이 “안필드를 누비는 게 꿈”이었다 말하는 걸 보면.
누구에겐 꿈같은 일을 현실화한 한국인 해외파 선수들은 많다. 설기현부터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기성용, 지동원까지 안필드를 한 번 이상 누볐다.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은 안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할 뻔도 했다.
↑ 구자철이 유럽 데뷔 6년 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을 찾는다. 상대는 안필드(사진 우측 아래)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리버풀이다. 사진=AFPBBNews=News1 |
그중 안필드에 대한 박지성의 기억은 조금 남다르다. 2011-12시즌 FA컵 4라운드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필드에서 득점했다. 안필드는 아니었으나, 다이빙 헤더로 리버풀을 침몰한 추억도 지녔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안필드행을 기다리는 또 다른 한국 선수이다. 지난 18일 홈구장 임풀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에서 후반 42분 교체 출전하여 살짝 맛만 본 그는, 25일 새벽 3시 32강 2차전에선 생애 최초로 안필드를 누빈다.
부상 회복 후 제컨디션을 찾았고, 지난 22일 하노버96전에서 1-0 결승골까지 터뜨려 선발 출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출전 시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여러모로 구자철에게 훗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경기는 생애 처음으로 나서는 잉글랜드 원정 경기이기도 하다. 2010년 1월 블랙번 입단이 성사했다면 커리어가 달라졌겠지만, 구자철은 독일을 택해 6년째 분데스리가를 누벼 잉글랜드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리버풀, 안필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유로파리그 16강은, 경기를 앞둔 구자철에게 더할 나위 없는 동기부여일 테다. 그는 24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를 통해 “리버풀전은 우리에게 큰 경기다.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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