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적토마가 다시 뛴다. LG의 베테랑 타자 이병규(41·9번)가 시범경기 2연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긴 겨울의 터널을 보낸 최고참 야수에게 따뜻한 봄이 올 수 있을까.
이병규는 지난 15일부터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16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와의 2연전에 선발 출전했다. 올해 첫 실전경기 나들이. 성적은 6타수 1안타 1타점이다. 15일에는 타격감을 예열하더니 전날 열린 경기서 회심의 2루타를 때리며 타점까지 기록했다. 우익수로도 경기에 나서며 수비의 감을 익혔다. 전반적으로 타이밍이 잘 맞는 타격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위압감이 대단했다. 현 KBO리그 최고 베테랑 중 한명이며 LG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강력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날은 몸 상태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왔음을 보여주듯 가볍고 매서운 모습을 자랑했다.
↑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절치부심의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사진)가 시범경기에 출전해 안타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그러나 최근에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14시즌부터 잦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군과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1군에서도 경기후반 간간히 대타로 등장하는 것이 전부였다. 다시 실력을 입증하기엔 몸도 환경도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그 사이 젊은 선수들이 성장세를 거듭했으며 팀은 리빌딩과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기동력을 앞세운 뛰는 야구, 빠른 야구를 표방하고 있다. 동시에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던 젊은 야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결국 입지가 좁아진 이병규는 올해 선수생활 처음으로 1군이 아닌 2군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 몸을 만들며 부름을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시범경기에서 찾아왔고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향후 과제는 꾸준한 활약. 찬스 때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실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이름값과 파괴력 측면에서 이병규 만한 좋은 카드도 없다. 하지만 그 말은 곧 거세게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과의 험난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단 이병규는 이번 한화전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향후 시범경기에 중용될 여지를 남겼다. 게다가 LG는 현재 길고 긴 원정 14연전을 펼치고 있다. 훈련시간이 부족하고 컨디션관리가 어렵게 되자 고육지책으로 팀을 이천과 원정조로 나눠 움직이고 있는 상태. 여러 선
결국 핵심은 이병규 스스로가 실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무겁지 않은 몸놀림과 무뎌지지 않은 타격감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만이 정규시즌 때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는 길이 될 것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