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너무 빠르게 운전하지마!(Don't drive too fast!)" 안전운전 공익광고의 카피같은 이 문장은 사실 박찬호(42)가 메이저리그 후배 류현진(28)에게 던진 진심 어린 조언이다.
박찬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LA다저스 훈련 캠프 캐멀백 랜치를 찾았다.
국내 한 방송사와 함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현장을 찾은 그는 때마침 불펜 투구를 소화한 류현진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 박찬호가 류현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
둘이 공개 석상에서 만난 것은 지난 2014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 이후 처음. 반가운 자리였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어깨 수술 이후 재활중이다. 한때 개막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현재는 재활이 지체된 상태다.
그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박찬호는 2주전 류현진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소개했다. '너무 빨리 운전하지 마라'였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라는 의미였다. 그가 이런 말을 보낸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 투수들은 부상을 참고 던지는 나쁜 습관이 있다.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옳은 방법을 택해야 한다. 99%가 아닌, 100%의 몸 상태가 됐을 때 던져야 한다."
류현진도 박찬호의 이 같은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류현진은 훈련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시즌은 길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한 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훈련을 잠시 멈췄지만, 더 멈추면 안되기에 그말을 잘 새겨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 류현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박찬호의 모습. 사진(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
그는 "내 방문이 류현진에게 큰 영감을 줬으면 좋겠다. 내가 문을 열었다면, 류현진은 또 다른 문을 열었다.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꿈을 갖게 했으면 좋겠다"며 류현진이 계속해서 개척자의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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