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지금 여기서 더 열심히 하면 잠도 못 자고 해야 한다."
시애틀 매리너스 개막 로스터 합류 여부가 결정될 운명의 마지막주. 이대호(33)는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진인사대천명'의 각오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대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캑터스리그 원정경기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실책으로만 두 번 출루했다.
↑ 운명의 시간이 곧 다가온다. 이대호는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김재호 특파원 |
고된 일정을 소화한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방망이가 감이 안 올라온다. 한때 좋았다가 공이 떠야하는데 안 뜬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이날 네 차례 타격 기회를 가졌지만, 세 번은 땅볼 타구에 그쳤다. 한 번은 삼구삼진이었다. 그는 "연습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감이 확 올라오지 않는다. 경기를 나가다 안 나가다 그런 것도 영향이 있는 거 같다.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오버스윙을 하는 거 같다. 장타를 노리다 보니 스윙도 커지고, 그러면 땅볼도 더 많이 나오는 거 같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절대 손이 나가지 않을 공에 손이 나간다. 나도 모르게 스윙이 커진다"며 말을 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즐겁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얼마 안 남은 캠프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말했다. "지금 여기서 더 열심히 하면 할 게 없다. 잘 하려고 노력한다고 더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후회 없이 준비했다. 선택은 감독님이나 위에서 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최선을 다한 뒤 선택을 기다릴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대호는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시애틀로 이동, 수요일에 복귀했다. 다행히 팀이 화요일에 휴식일이었기에 훈련 손실은 하루밖에 없었다. 이대호는 "원래 다음주 수요일(한국시간 31일)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빨리 나왔다. 쉬는 날 딱 맞춰 나왔다. 딱 하루 쉬는 날에 맞춰 나와줘 고마웠다"며 웃었다.
그는 휴가 복귀 후 훈련 도중 동료들에게 축
아들의 태명을 '또복이'라고 지었던 그는 "이름이 또복이니까 또 복을 줬으면 좋겠다"며 좋은 일이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 '좋은 일'이 무엇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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