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정현욱(38·LG)은 지난 26일 잠실구장 마운드에 섰다. 다시 오르는데 627일이 걸렸다.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으나 그는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LG팬의 긴 기다림에 화답했다.
지난 26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LG전은 정현욱의 복귀가 큰 화제였다. 정현욱은 6회 마운드에 올라 2타자를 상대했다. 외야 뜬공(박건우)과 내야 땅볼(최주환). 투구수는 7개.
하루 뒤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현욱은 “다른 분들의 생각과 달리 가슴이 뭉클하지는 않았다. 그저 덤덤했다. 볼넷 없이 깔끔하게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팔과 어깨도 열심히 풀었다”라고 말했다. ‘내용에만 집중하자’던 그의 각오대로 깔끔한 피칭이었다.
↑ LG의 정현욱은 지난 26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전에 6회 등판했다.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 건 627일 만이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정현욱은 “당시 야구가 잘 안 돼 한 번 걸렀다. 나중에 검사 결과를 보니 좋지 않다더라. 치료가 좀 더 늦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곧 그는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검사 후 수술까지 2달가량 기다려야 했지만, 8일 만에 수술대에 오를 수 있었다. 수술도 잘 됐다. 정현욱은 “전이도 안 되고 정말 다행이다. 의사 선생님도 야구선수가 다시 야구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수술하고 치료를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정현욱의 잠실구장 등판은 예정되어 있었다. 지난 25일 선수단에 합류한 가운데 그날 경기가 한파로 5회 종료되면서 등판 일정이 조정됐다. 그가 다시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풍경은 2달 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시범경기 이후 이천으로 이동해 몸을 만드는데 힘쓴다.
양상문 LG 감독은 “정현욱의 몸 상태가 80%다. 아무래도 근력이 부족하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트레이너 파트에 따르면 5월 즈음 100%가 될 수 있다더라. 1군에 합류하면, 불펜으로 활용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현욱의 눈도 5월을 향하고 있다. 정현욱은 “현재 컨디션은 괜찮다. 지난주 2군 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니 감도 생기는 것 같더라. 대만 캠프 때만 해도 감도 없고 힘도 없었는데. 그러나 보다 근력을 키워야 한다. (142km의 구속도)쥐어 짜 던지는 수준이다. 기력도 회복해야 해, 스피드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 LG의 정현욱은 지난 26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전에 6회 등판했다.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 건 627일 만이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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