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태국 방콕) 윤진만 기자] 태국의 ‘마사지’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태국축구협회는 호화 호텔 투숙, 이례적인 경기 전날 감독 에스코트, 대전료 지불 등에서 드러나듯 한국 대표팀을 ‘모셨다’. 대한축구협회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미얀마전을 치르고자 태국에 방문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톱클래스 대우를 받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24일 레바논전을 치른 선수들은 편하게 쉬며 체력을 충전할 수 있었다.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2차예선 8차전이 취소되며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대표팀은 태국이 내민 손 덕분에 가까스로 경기할 수 있었다. 고맙고, 소중한 존재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태국축구협회에 감사 인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 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 세 그룹이 번갈아 가며 응원하는데 귀가 따가울 정도로 소리가 크다. 사진(태국 방콕)=천정환 기자 |
↑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 경험 또한 소중하리라. 사진(태국 방콕)=천정환 기자 |
27일 경기장 위에선 태국 대표팀과 2만에 달하는 태국 관중이 뜨겁게 환대했다. 태국은 더 많이 뛰고, 더 거칠게 반칙하고, 더 많이 몸을 날리며 한국 대표팀 선수들로 하여금 한 발 두 발 더 뛰게끔 ‘배려했다’. 관중들은 야유와 환호를 섞어가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주장 기성용은 1-0 승리에도 “방콕은 경기하기 어려운 곳이다. 힘든 경기였다”라고 했고, 결승골을 넣은 석현준은 “인터뷰를 하는 지금도 힘들다. 몸을 풀 때부터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당분간은 방콕의 방자도 꺼내지 말라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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