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양) 안준철 기자] “술을 싫어하니 비주류죠.”
감독 커리어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추일승(53) 감독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자마자 “우승하면 원없이 울고 싶었는데, 선수들이 너무 점수를 많이 내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라고 우승소감을 말했다. 원없이 울고 싶다라는 말에 비주류라는 질문에 답을 대신했다.
29일 오리온이 1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이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 동양 오리온스 시절이던 2001-2002시즌 이후 첫 우승이다. 그 동안 팀은 대구 오리온스에서 고양 오리온스, 그리고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로 팀 이름이 바뀌었다. 연고지는 지난 2011년 대구에서 고양으로 옮겼다. 고양에서의 첫 우승이다.
↑ 고양 오리온이 14년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 고양 오리온은 조잭슨 등 주전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120-86으로 완승을 거뒀다. 우승한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두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고양)=옥영 |
추일승 감독은 농구계 비주류로 통한다. 농구도 홍대부고 2학년 때 시작해 늦게 입문한 편이었고, 대학도 지금은 해체된 홍익대 창단멤버로 들어갔다. 하지만 비주류라는 질문에는 “원래 술을 싫어한다”고 농담으로 대신하면서도 “연세대와 고려대를 나온 사람보다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그 사람들이 주류 아니겠는가.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면 어느 학교 나왔다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덤덤히
물론 힘든 시간도 많았다. 추일승 감독은 “농구가 내 인생에서 기회를 많이 줬다. 언제인가 폴 포츠의 노래를 들었다. 마지막 구절을 힘들 때 마다 되뇌인다. 바로 ‘I win’이라는 구절이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그 순간 가장 빛나는 사람은 추일승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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