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MK스포츠는 지난 1월 1일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새해 소원을 풀어봤다. 2015년보다 더 희망찰 2016년을 꿈꾸면서 더 강해지고 싶다고, 더 잘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저마다 열심히 빌었던 소원이 현실이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도 했다. 90일 가까이 흘렀다. 스프링캠프를 마쳤으며 시범경기도 다 치렀다. 시즌 개막을 이틀 남겨둔 가운데 준비과정은 잘 됐을까. <편집자 주>
↑ 삼성 라이온즈는 14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기록했다. 도박 스캔들은 말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윤성환과 안지만이 합류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
윤-안 없이도 시범경기 1위, 그리고 둘이 온다
지난해 10월,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무기력했다. 첫 판을 잡았으나 내리 4판을 내줬다. 정규시즌 우승팀의 마지막 모습은 초라했다. 뜻하지 않은 에이스, 홀드왕, 구원왕의 이탈은 전력 약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무엇보다 칼바람을 마주한 사자 군단은 기운을 내기 어려웠다.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은 통합 5연패에 도전한 삼성에 치명타였다. 상처는 크게 곪았다. 겨울을 지나 봄이 왔건만,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끌어안았으나 도박 혐의를 완전히 벗겨진 건 아니다. 경찰의 수사 대상 리스트에 그들의 이름은 계속 올라있다. 이들에 대한 삼성의 태도 또한 변하지 않았다. 말조심, 그리고 몸조심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전철을 밟았다. 29일 시범경기까지 뛰지 않은 윤성환과 안지만을 정규시즌에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를 얼마나 잘 수습하고 극복하느냐가 삼성의 2016년 운명을 결정짓는다. 그 과제의 진짜 풀이는 지금부터.
삼성 왕조는 하루아침에 몰락하지 않았다. 썩어도 준치. ‘+2’ 없이도 강했다. 시범경기에서 11승 5패로 14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없는 가운데 몇몇 불안요소를 갖고 있음에도 그 기본줄기는 튼튼했다.
나바로, 박석민, 채태인이 떠났음에도 팀 타율은 2할8푼9리로 1위. 새 외국인타자 발디리스는 타율 4할로 나바로와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팀 평균자책점도 3.74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짰다. 오랜 시간 완성된 육성 시스템은 고장 없이 새 얼굴을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윤성환과 안지만의 비중은 크다. ‘Again 2011’을 외치는 삼성은 겨우내 둘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선발진의 웹스터, 벨레스터, 정인욱은 좀 더 지켜봐야 했다. 심창민이 뒷문을 책임졌지만, 무게감이 다르다.
이 가운데 윤성환과 안지만의 합류는 ‘+2’ 이상의 효과를 안겨줄 터. 1선발과 마무리라는 두 가지 큰 고민을 단번에 씻을 수 있다. 또한, 더 이상 팀을 짓눌렀던 무거운 분위기도 한결 가벼워 질 것이다. 적어도 선수단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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