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모처럼 화끈한 타격이었다. 그리고 약속의 8회였다. 삼성은 지난 2일 홈런 2개 포함 장단 16안타를 몰아쳐 두산을 꺾고 라이온즈파크 첫 승이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하루 전날과는 대비되는 온도차였다. 삼성은 지난 1일 두산과 KBO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역전패를 했다. 1회 이승엽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딱 거기까지만. 2회부터 9회까지 침묵했다.
두산과 같은 8안타를 쳤지만, 응집력이 떨어졌다. 7회 2사 2,3루의 마지막 기회마저 놓쳤다. 반면, 두산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이 터졌다. 류중일 감독은 “연결이 매끄럽지 않는 등 너무 산발됐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이승엽의 시즌 초반 타격감은 꽤 좋다. 스스로 삼성 복귀 후 가장 좋은 페이스라고 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는 ‘맏형’ 이승엽에게도 큰 과제다. 이승엽은 올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팀을 잘 이끌기도 해야 하나 보다 더 안타, 홈런, 타점, 득점 등을 올려야 했다. 단순히 개인 기록 경신 차원이 아니다. 이승엽이 그만큼 해야 삼성도 점수를 뽑아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9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음에도 26홈런 90타점을 올렸다. 삼성에서 거포라 부를 수 있는 건 최형우와 이승엽 정도. 6번에서 5번 타순으로 올라간 그가 해결을 해줘야 한다. 이승엽은 “프로는 결국 1등이다. 1등을 향해 가야 하는데, 결국 (나의)책임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승엽은 몸소 실천하고 있다. 삼성의 라이온즈파크 1호 타점 및 홈런은 모두 이승엽의 이름으로 기록됐다. 7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타율은 4할2푼9리. 시즌 초반이긴 하나, 예년과 비교해 페이스가 좋다. 이승엽도 2012년 삼성 복귀 이후 최고의 페이스라고 했다. 책임 있는 활약상이다. 그가 해주니 병살타만 2번 친 최형우도 살아났다. 물론, 다른 야수들까지 덩달아.
이승엽이 짊어진 책임감은 크다. 그렇지만 그 무게가 어깨를 짓누를 정도는 아니다. 삼성 타선이 무게가 떨어진다고 하나 결코 가볍지 않다. 시범경기에서 2할9푼8리로 10개 구단 중 1위였다. 나바로와 박석민이 빠져나가긴 했지만, 다른 이들로 그 모자란 무게를 채웠다. ‘거포’만 줄었을 뿐, 폭발력은 여전하다고.
류중일 감독은 “분명 나바로와 박석민은 무게감이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다른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하며 메우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승엽 또한 “우리에겐 새 얼굴도 많다. 다들 조금씩 더 해준다면 짜임새를 더 갖출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삼성의 젊은 야수들은 힘을 내고 있다. 주전 1루수로 발돋움한 구자욱은 누구보다 방망이가 뜨겁다(타율 4할4푼4리). 그는 이제 1군 2년차다. 박해민은 시범경기 맹타를 정규시즌까지 이어갔으며, 개막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했던 백상원은 하루 뒤 라이온즈파크 1호 3루타로 드라마의 포문을 열었다. 류 감독은 백상원에 대해 “일단 기회를 주겠다”라고 했는데, 이 같이 알토란같은 활약이라면 2루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터. 나바로와는 다른 유형의 발디리스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 백상원(왼쪽)은 지난 1일 두산과 KBO리그 개막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했다. 그러나 하루 뒤 영양가 만점의 안타 2개로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아직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