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18개 팀이 개막전을 치른 이날,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쏟아졌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를 전해준 이는 사이영상 출신 우완 선발 잭 그레인키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데뷔전을 치른 그레인키는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 9피안타 3피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5.75.
시작은 좋았다. 2회말 타석에서 직접 1타점 적시타를 뽑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 잭 그레인키가 무너졌다. 사진(美 피닉스)=ⓒAFPBBNews = News1 |
모처럼 불타오른 콜로라도 타선은 자비를 잊었다. 헤라르도 파라가 2루타와 도루로 2사 3루를 만들었고, 이어진 2사 1, 3루에서 르메이유의 안타로 다시 한 점을 더했다. 스토리는 4회 좌중간 담장 넘어가는 홈런으로 그레인키에게 일곱 번째 실점을 안겼다. 이번 시즌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신인 스토리는 데뷔전에서 홈런 2개를 때리는 대형사고를 저질렀다.
경기는 콜로라도가 10-5로 이겼다. 8회 놀란 아레나도가 실비노 브라초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추격 의지를 꺾었다. 콜로라도 개막전 선발 호르헤 데 라 로사는 5회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내려가며 승리투수 요건을 놓쳤다. 4 2/3이닝 8피안타 2볼넷 8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그레인키가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것도 흔히 보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다른 구장에서도 쉽게 나오기 어려운 기록들이 대거 등장했다.
LA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15-0으로 대파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점수차가 큰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다저스 구단 역사로도 개막전 최대 점수 차 승리. 반대로 샌디에이고는 개막전 최다 점수 차 패배이자 펫코파크 이전 이후 최다 점수 차 패배의 치욕을 맛봤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안타 1개만 기록하고도 3-2로 이겼다. 5회 볼넷과 상대 실책이 무더기로 나온 결과다. 레인저스 구단에 따르면, 개막전에서 1안타 승리가 나온 것은 1900년대 이후로 처음이다. 시애틀 선발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이 역사적인 패배를 허용한 투수로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 데나르드 스판, 조 패닉, 버스터 포지가 아리엘 페냐를 상대로 세 타자 연속 홈런을 때렸다.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세 타자 연속 홈런은 지난 1997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뉴욕 메츠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페냐는 개막전에서 피홈런 3개를 허용한 첫 번째 구원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스판은 이날 경기에서만 5타점을 올리며 2002년 배리 본즈가 다저스를 상대로 5타점을 낸 이후 구단 개막전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을 세웠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브라이스 하퍼는 애틀란타 브레이스브와의 원정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개막전 통산 4호 홈런을 기록했다.'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1900년대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데뷔 후 첫 네 번의 개막전에서 4개의 홈런을 때린 선수는 조 토리, 프랭크 맥코믹에 이어 하퍼가 세 번째다. 팀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 여기서 한 점이 더 났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 5일 메이저리그 결과
샌프란시스코 12-3 밀워키(승: 매디슨 범가너, 패: 윌리 페랄타)
미네소타 2-3 볼티모어(승: 잭 브리튼, 패: 케빈 젭센)
시애틀 2-3 텍사스(승: 콜 하멜스, 패: 펠릭스 에르난데스, 세이브: 숀 톨레슨)
필라델피아 2-6 신시내티(승: 로스 올렌도프, 패: 데이빗 에르난데스)
워싱턴 4-3 애틀란타(연장 10회, 승: 블레이크 트라이넨, 패: 에릭 오플레어티, 세이브: 조너던 파펠본)
다저스 15-0 샌디에이고(승: 클레이튼 커쇼, 패: 타이슨 로스)
토론토 5-3 탬파베이(승: R.A. 디키, 패: 드류 스마일리, 세이브: 마르셀 오수나)
컵스 9-0 에인절스(승:
화이트삭스 4-3 오클랜드(승: 크리스 세일, 패: 리치 힐, 세이브: 데이빗 로버트슨)
콜로라도 10-5 애리조나(승: 저스틴 밀러, 패: 잭 그레인키)
휴스턴 - 양키스(우천 취소)
보스턴 - 클리블랜드(한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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