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김근한 기자] “우리 팀은 필승조가 없습니다”(양상문 LG 트윈스 감독)
프로야구 팀이 한 시즌을 운영하면서 불펜 필승조 구축은 필수적인 요소다. 양 감독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법. 양 감독은 속내는 불펜의 유연화와 과부하 방지를 강조한 뜻이었다. 철저하게 관리하되 유연하게 기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시즌 LG 불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4년 간 뒷문을 지킨 봉중근이 선발 마운드로 이동했고 새 얼굴들도 잇달아 등장했다. 외국인 투수 한 명이 아직 영입되지 않은데다 봉중근의 몸 상태도 다 올라오지 않은 상황. 결국 시즌 초 불펜이 해줘야 할 몫이 늘었다.
새 수호신으로 임정우가 선택됐다. 하지만 나머지 투수들의 비중은 비슷하다는 것이 양 감독의 시선이다. 7회부터 9회까지 유동적인 불펜 마운드 운영을 펼치겠다는 것. 상황에 따라 누구든지 앞에서 혹은 뒤에서도 등판할 수도 있다.
↑ 양상문 LG 감독은 올 시즌 불펜 운영에 대해 유연한 기용과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불펜 과부하도 경계한 양 감독이다. 불펜 투수들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을 정했다. 양 감독은 “기본적으로 3연투는 안 시킨다. 그리고 한 경기 당 최대 25개~30개 안으로 투구수를 끊어주고자 한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 두 번 이상 불펜투구를 했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날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필승조가 없다는 양 감독의 한 마디는 반대로 불펜 전원의 필승조화라는 뜻을 숨기고 있다. 마무리 임정우와 베테랑 이동현을 중심으로 전원이 탄탄한 불펜을 만들 계획이다. 우완에서는 이승현과 김지용이라는 새 얼굴이 나왔다. 좌완은 진해수와 최성훈, 사이드암은 신승현이 대기하고 있다. 최동환은 필요 시 롱 릴리프로 활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컨디션이 안 올라온 정찬헌과 윤지웅이라는 예비자원까지 있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지만 충분히 1군에 올라올만한 자원들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들을 잠시 잊고자 한다.
양 감독은 “2군에서 1군으로 올릴만한 투수들이 여럿 있지만 웬만하면 지금 불펜 자원들로 시즌 초를 운영하려고 한다. 올릴 투수가 있다고 해서 1군에 있는 불펜투수들을 막 쓸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필승조가 없는 LG 불펜에는 과부하도 없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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