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아등바등'. '무엇을 이루려고 애를 쓰거나 우겨 대는 모양'이라는 뜻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3)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시애틀은 이대호를 '플래툰 1루수', 혹은 좌투수 상대 대타 요원으로 보고 있다. 벤치멤버보다는 출전 기회가 더 많지만, 기회가 제한된 것은 마찬가지다. 7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도 그랬다. 벤치에서 시작한 이대호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팀의 승리를 지켜만 봤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기여했다"며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칭찬했지만, 이대호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었다.
↑ 이대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사진= MK스포츠 DB |
한국과 일본에서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그에게는 사뭇 다른 환경이다. 그럼에도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대호는 "인상쓴다고 잘되는 거 아니지 않은가"라고 되물으며 "아등바등하며 열심히 하고 있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며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선수단과 함께 경기 후 시애틀로 이동,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홈개막전을 갖는다. 시애틀과 계약했음에도 홈구장 세이프코필드에 한 번도 가지 못했던 그에게는 설레는 순간이다.
"촌놈처럼 쫓아다니면서 어떻게 생겼나 구경해야 할 거 같다"며 말을 이은 그는 "시합에 나가는 게 중요하지만, 홈이니까 팬들이 좋아
시애틀의 개막전 상대 팀 오클랜드는 10일 2차전 선발로 좌완 리치 힐을 예고했다. 이대호가 선발로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기회를 원하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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