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윤성환과 안지만이 돌아오니 삼성이 웃었다. 삼성은 지난 7일 수원에서 3가지를 얻었다. 시즌 첫 연승과 시즌 첫 위닝시리즈, 그리고 시즌 첫 승패 차감 플러스. 안지만의 시즌 첫 세이브와 하루 전날 윤성환의 시즌 첫 승은 덤이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완전히 지우지 못한 채 6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다. 말이 많고 탈이 많은 과정 속에. “야구를 하고 싶었다”던 둘은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땀 흘리며 몸을 만들었다. 몇 차례 연습경기를 뛰었으나 ‘1군 경기’ 등판은 ‘다이렉트’였다.
실전 감각이 우려됐다. 그들도 걱정했던 부분이다. 군더더기 없는, 아주 깔끔한 피칭까진 아니었다. 연타에 홈런도 맞았고, 폭투도 범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믿음대로 두 베테랑은 큰 변함이 없었다. 예전 같이 그들의 공은 묵직했다. 그리고 삼성이 원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토종 에이스 및 새 수호신으로.
↑ 안지만(가운데)은 1군 복귀 후 2경기 연속 삼성의 승리를 지켰다. 윤성환의 첫 선발승까지 더해 삼성 마운드는 며칠 사이 높아졌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하지만 윤성환이 삼성의 첫 선발승을 이끌었다. 지난 6일 경기에서 2회 3연타로 3점을 내줬으나 3회부터 5회까지 안정감 있는 피칭을 펼쳤다. 야수가 두 차례 실책을 범했음에도. 윤성환이 버텨주는 사이 타선이 폭발해 승기를 잡았다.
개막 때만 해도 삼성 선발진은 가벼웠다. 장원삼은 허리 통증으로 등판 일정을 건너뛰더니 결국 1군 엔트리에 제외됐다. 의문부호를 못 지운 웹스터와 벨레스터의 첫 인사는 안녕하지 못했다. 5선발 후보였던 정인욱도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 가운데 윤성환의 가세로 선발진의 무게가 더해졌다.
불펜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1년 전과 비교해 가장 얼굴이 많이 바뀐 마운드였다. 안지만, 임창용이 없으니 허리가 잘록해졌다.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했는지. 늘 불안했다. 첫 승을 거뒀던 지난 2일 대구 두산전에서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또한, 큰 고비에 피가 말렸고 가슴이 철렁거렸다. 세이브도 없다.
그 가운데 안지만이 맨 마지막을 책임졌다. 이틀 연속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지난 6일 경기, 11-6으로 앞섰다 해도 kt가 홈런 3방으로 추격의 고삐를 당기던 시점이었다. 5점 차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루 뒤에도 3-1의 팽팽한 흐름이었다. 안타-홈런 혹은 볼넷-홈런이면 동점이었다.
그 가운데 안지만은 kt의 9회를 지웠다. 위즈파크를 찾은 삼성 팬은 한결 안도의 마음으로 9회를 지켜봤다. 지난 7일 박경수의 뜬공이 병살로 이어질 때는 크게 환호했다. 아마 ‘이제 끝났다’라고 확신에 찼을 것이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가 남아있음에도.
윤성환과 안지만이 돌아오니 삼성 마운드는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안정감을 갖췄고 무게감이 달라졌다. 핵심 퍼즐인 셈이다. 삼성이 둘의 복귀를 고대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류 감독은 시기만 정하지 않았을 뿐, 윤성환과 안지만의 합류 여부를 일찍이 결정했다고 했다. 두산과 개막 2연전 ‘내용’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삼성은 그들이 필요했다. 앞의 3경기와 뒤의 2경기는 달랐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만큼 필요로 했던 ‘민낯’ 삼성의 상황이었다. 있고 없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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