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시애틀 매리너스 내야수 이대호(34)의 메이저리그 데뷔 안타는 다름 아닌 짜릿한 홈런이었다. 좌완 투수 저격에 큼지막한 데뷔 홈런까지. 이대호는 이날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이대호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 개막전서 8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개막 후 출전한 2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데뷔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절친’ 추신수와의 만남을 찜찜하게 끝낸 이대호는 홈 개막전을 앞두고 다시 방망이를 가다듬었다. 당초 시애틀은 이대호에게 1루수 아담 린드와의 플래툰 시스템에서 좌완 투수 저격을 기대하고 있었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증명된 거포본능도 또 하나의 기대요소였다.
↑ 시애틀 내야수 이대호가 미국 데뷔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사진(美 시애틀)=ⓒAFPBBNews = News1 |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만회했다. 이대호는 0-2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서캠프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1B 상황에서 서캠프는 앞서 삼진을 유도한 투심 패스트볼을 다시 던졌다.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2구째 88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세이프코 필드 중앙 담장 깊숙이 날아간 타구는 관중석으로 향했다. 비거리 127m짜리 대형 아치.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데뷔 안타는 홈런이었다.
한국 야구사에 남을 기록도 경신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데뷔 후 가장 적은 타석 안에 홈런을 날린 것.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5타석 만에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기존 최희섭(은퇴)이 가지고 있던 기록(7타석)을 넘어섰다.
홈런을 날린 이대호는 또 다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2-2로 맞선 7회 이대호는 선두타자로 바뀐 투수 존 액스포드와 맞대결을 펼쳤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7구까지 간 승부였다. 이대호는 96마일 빠른 공을 맞받아쳤고 또 다시 중앙 담장 쪽으로 공이 큼지막하게 날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담장을 넘지 못했다. 워닝 트랙 근처에서 떨어진 타구는 상대 중견수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8번 타순에 위치한 이대호에게 다음 기회는 없었다. 9회 자신의 타순 앞에서 경기는 마무리됐다. 시애틀은 8회 결승 홈런을 허용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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