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FC 아우크스부르크가 독일 분데스리가에 머물고 있는 것도 5년째다. 지난 2시즌 중위권으로도 도약했으나 천장보다는 바닥이 가까운 어려운 시기가 되니 다시금 태극전사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베르더 브레멘과의 9일 2015-16 분데스리가 29라운드 원정경기(2-1승)는 ‘강등이 걱정되면 한국인이 활약한다’는 공식이 소름 끼치게 맞아떨어진 사례다.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수비수 홍정호(27)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 에어리어로 이동하더니 수비형 미드필더 겸 주장 다니엘 바이어(32·독일)의 도움을 오른발 역전결승골로 연결했다.
홍정호는 선발 수비형 미드필더 크리스토프 얀커(31·독일)를 대신하여 들어갔다. 1-1인 상황에서 수비를 강화하여 실점을 최소화하여 무승부로 ‘승점 1’이라도 챙기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홍정호는 그야말로 천금 같은 ‘승점 3’을 아우크스부르크에 안겼다.
↑ 홍정호(15번)가 자메이카와의 2015년 10월13일 홈 평가전에서 지동원(18번)의 득점을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천정환 기자 |
↑ 구자철(왼쪽)과 지동원(오른쪽)이 미얀마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에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MK스포츠 DB |
아우크스부르크는 7승 9무 13패 득실차 –11 승점 30으로 15위, 브레멘은 7승 7무 15패 득실차 –20 승점 28로 16위가 됐다. 분데스리가는 17~18위가 2부리그로 즉시 강등, 16위는 2부리그 3위와 플레이오프로 잔류/승격을 다툰다. 홍정호의 결승골은 아우크스부르크의 강등권 탈출을 이끈 것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013-14시즌 8위, 2014-15시즌 5위로 일약 분데스리가 중상위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창단 후 최전성기를 구가한 2년 동안 한국 선수들의 공격포인트는 1골이 전부였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잔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이번 시즌 아우크스부르크 한국 3인방은 13골 8도움을 합작하고 있다. 홍정호는 경기당 55.8분을 소화하는 ‘수비수’임에도 어느덧 3골 1도움. 미드필더 구자철(27)은 8골 4도움으로 팀 공격포인트 2위다. 지난 시즌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없었던 공격수 지동원(25)도 2골 2도움을 보탰다.
승격 후 2년 동안 아우크스부르크의 분데스리가 잔류에도 한국인의 공이 컸다. 해당 기간 구자철은 8골 4도움, 지동원은 2012-13시즌에만 17경기 5골을 기록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맹활약 중인 구자철은 A매치에서도 자신 있게 기량을 펼치고 있다. 홍정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발탁설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지동원도 2016년 무릎과 고열, 근육
2015-16시즌에도 아우크스부르크가 한국인 덕분에 분데스리가에 잔류할 수 있을지 그리고 태극전사 3인방의 국가대표팀 활약으로 연결되는지를 주목할 가치는 충분하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