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15일 프로야구 종합)
이렇게 흔했던가. 한 팀이 사흘 내리 맞아 더 놀랐다.
연일 만루홈런이 펑펑 터지고 있다. ‘불금’ 15일의 그랜드슬램은 LG 정주현과 SK 최정이 각각 대전 한화전과 수원 kt전에서 쏘아 올렸다. 정주현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한화는 지난 13일 두산전부터 3경기 연속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괴로운 진기록까지 세웠다.
KIA 김주찬은 프로 19호,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1호 히트 포 더사이클(사이클링히트)을 기록했다. 넥센은 지난 2013년 이후 세번째 사이클링히트의 ‘도우미구단’이 됐다.
‘잘 나가는’ 두산에게 아직도 한 장 더 남아있던 에이스 카드, 유희관마저 제 페이스를 찾았다. 잠실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낚고 선두 두산의 4연승을 이끌었다.
↑ LG 정주현이 15일 대전 한화전 1-1이던 2회 한화 마에스트리에 맞서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5회 이전에 12점을 뽑아준 타선에 힘입어 LG의 ‘영건’ 선발 이준형은 5⅔이닝을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지켰다. 스물셋 이준형의 프로 데뷔 첫 승. 2012년 신인지명 삼성의 2차 6라운드 픽이었으나 2차드래프트를 통해 2014년 kt로 입단했고 지난해 LG로 트레이드 됐던 우완 이준형은 프로 통산 6경기 째 등판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선발승으로 따냈다.
대전구장 6연패에 빠진 한화는 만신창이다. 겨우 개막 10경기를 넘긴 시점에서 벌써부터 ‘돌려막기’ ‘혹사논란’ ‘벌투의혹’에 휘말린 데다 감독이 경기 도중 벤치를 떠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다. 그러나 이 날도 3개의 실책과 무기력한 패배가 그들의 몫이었다.
수원에서는 SK 최정이 오랜만에 존재감을 확인하는 힘자랑을 했다. 1-0이던 2회 2사 만루에서 kt의 ‘2승투수’ 마리몬의 3구째를 받아쳐 수원구장 왼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6월3일부터의 수원구장 4연패에 마침표를 찍은 SK는 슬금 3연승.
송승준(롯데)이 3회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내려온 마산구장 마운드에선 NC 이재학-김진성-박준영-임창민의 무실점 계투가 펼쳐졌다. NC는 베테랑 손시헌(1타점)과 이호준(2타점)이 각각 4회와 5회 알토란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하루만에 5할 승률을 되찾았다.
잠실의 두산이 ‘기세’를 확인한 것은 1회말 첫 공격이다. 1볼넷 1땅볼 1안타로 1사 1,3루를 만든 뒤 상대실책과 2개의 볼넷, 폭투, 희생플라이로 수월하게 선제 3점을 뽑았다. 삼성은 0-6으로 밀린 7회 이후에 두 점을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개막 초반 기대 이하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삼성의 새 외인투수 벨레스터는 3연패.
↑ 두산 유희관이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첫 타석이던 1회 1사2루에서 넥센 선발 박주현의 4구째를 받아쳐 중월 2점홈런을 기록한 김주찬은 3회 두 번째 타석은 외야플라이로 물러났지만, 5회 중견수앞 안타, 6-6이던 7회 1사후에는 소중한 결승점의 발판이 된 우중월 3루타를 뽑아냈다. 김주찬은 8회말 다섯번째 타석에서 넥센이 자랑하는 속구파 좌완 김택형과의 6구 승부 끝에 3루수 키를 넘기는 좌선상 2루타를 날려 히트 포 더 사이클의 마지막 한 칸을 채웠다.
넥센은 지난 2013년 7월5일과 지난해 8월11일, 목동구장에서 각각 LG 이병규(9번)와 NC 테임즈에게 사이클링히트를 내준 적이 있고, 원정경기에서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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