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날씨 좋다.” 17일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르기 전 장원삼(삼성)이 내뱉은 한마디. 바람이 세차게 불었으나 하늘은 청명했다. 오후 2시 서울의 기온도 섭씨 13.3도로 따뜻했다. 좋은 날씨만큼 장원삼의 컨디션도 좋았다. 그러나 그를 도와야 할 야수의 수비가 좋지 않았다.
장원삼은 시즌 첫 등판이 다소 늦었다. 당초 지난 3일 등판 예정이었지만 허리 통증으로 건너뛰었다. 회복 속도가 더뎌 지난 6일에는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치료에 전념한 장원삼은 한 차례 실전(지난 10일 퓨처스리그 KIA전) 점검을 마친 뒤 1군에 돌아왔다.
지난 16일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하루 미뤄졌다. 날짜와 시간만 바뀌었을 뿐, 장소와 상대는 그대로. 잠실구장과 두산은 장원삼을 웃게 한다. 지난해 두산전에 다섯 차례 나가 3승(평균자책점 3.58)을 거뒀다. 잠실구장에선 ‘특급’이었다. 지난해 잠실구장 평균자책점이 2.10으로 시즌 평균자책점 5.80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
↑ 삼성의 장원삼은 17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의 시즌 첫 경기. 하지만 개운치 않았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불운했다. 1회와 3회 1실점씩 했다. 두산에겐 ‘쉬운’ 득점 패턴이었다. 야수 미스 플레이 ‘덕’을 봤다. 장원삼은 1회 첫 타자 허경민을 2루까지 내보냈다. 유격수 김상수의 송구 실책으로. 이어진 허경민의 도루 및 민병헌의 적시타.
3회에도 박건우의 안타가 3루타로 둔갑했다. 중견수 박해민이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린 것. 3루타로 기록됐지만, 박해민의 실수였다. 장원삼은 김재호의 희생타로 또 추가 실점.
그 여파일까. 이후 장원삼도 흔들렸다. 두산 타선은 장원삼의 공을 치고 또 쳤다. 공은 가운데 몰리거나 높았다. 두산의 방망이 온도는 급상승. 4회를 빅이닝으로 만들었다. 안타 4개와 희생번트 1개로 3득점
기다렸고 기대했던 장원삼의 시즌 첫 등판. 하지만 잠실과 두산의 희망코드는 오류가 났다. 역대 17번째 통산 110승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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