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5연승으로 쾌속 질주 중인 두산의 원동력 중 하나는 단단한 불펜진이다. 두산 불펜진은 팀 평균자책점 2.54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유일한 2점대 짠물투를 자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기나긴 재활 끝에 돌아온 투수 김강률(27)이 있다. 당초 개막전 복귀가 불투명했지만 놀라운 회복 속도로 팀의 시즌 초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1년여 전 김강률은 불의의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스프링 캠프부터 시작해 한창 페이스가 좋을 때 닥친 불운이었다. 이후 김강률은 언제 끝날지 모를 길고 긴 재활 시계를 바라봐야 했다. 당초 예상은 1년 그 이상의 재활 기간이 걸린다는 것. 김강률 스스로도 재활 초반 더딘 회복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재활 중반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예상 복귀 시점은 앞당겨졌다.
김강률은 “처음에는 회복 속도가 늦어져서 걱정도 많이 했다. 팀에서도 시즌 초 합류가 힘들 것 같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예상보다 빨리 복귀했다. 계속 던지니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특히 최근 3이닝으로 길게 던진 것이 많이 도움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두산 투수 김강률은 기나긴 재활 끝에 성공적인 연착륙을 선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김강률은 150km가 넘는 빠른 공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빠른 공의 상태가 100%까지 올라왔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로 타이밍까지 뺏고자 한다. 김강률은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은 좋다. 제구력을 좀 더 보완해야 한다. 변화구 같은 경우에는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재활 후 돌아온 만큼 마운드 위에 서는 것이 그저 감사하다. 보직이나 등판 상황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잘 던지기 위한 생각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강률은 “다른 불펜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보직에 대해 특별히 생각 안 한다. 그저 마운드 위에 오르는 것이 감사하다. 그냥 경기에 많이 나가고 잘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긴 시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부담감은 없다. 1군 복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김강률은 그저 “잘 던져야겠다”라는 마음 밖에 없었다. 김강률은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양)의지 형이랑 야수들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개
김강률은 지난 시즌 팀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밖에서 지켜만 봤다. “왜 하필…”이라는 짧은 한 마디 속에는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이번만큼은 아프지 말고 끝까지 잘 던지고 싶은 김강률의 속내다.
[forevertoss@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