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판엔 30대의 반란이 무섭습니다.
10년 넘게 빛을 못 보며 눈물 젖은빵을 먹던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는데요.
김동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유인구도 맞춰서 장타를 만들고,
가운데 몰리면 여지없이 홈런.
두산 오재일은 올해 쳤다 하면 안타입니다.
타율이 무려 4할8푼7리. '타격기계'가 따로 없습니다.
11년간 한 번도 주전인 적이 없었던 통산 타율 2할4푼 타자의 놀라운 변신입니다.
서른한 살 동갑내기 정의윤은 잠자던 거포 본능을 마침내 깨웠습니다.
만루홈런과 3점 홈런을 펑펑 쳐대며 경기당 1.3개의 경이적인 타점 행진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의윤 / SK 외야수
- "부족한 부분이 많은 타자이기 때문에 찬스 때 주자를 홈에 들여보내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이들과 2005년 함께 입단했던 넥센 이보근도 홀드 1위에 오르며 뒤늦게 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들과 1위를 다투는 경쟁자들 역시 늦깎이들.
서른 살 김문호 민병헌 김세현, 13년차 김주형에게 순위표 상단은 낯설기만 합니다.
하지만, 10년 넘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터뜨린 잠재력인 만큼 시즌 초반 반짝 활약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