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김경문(58) NC 다이노스 감독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신인 투수 박준영(19)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박준영의 공은 스핀이 좋다.”
같은 속구라도 박준영이 던지는 공에는 회전력이 많고 이런 이유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내도 파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준영은 자신의 속구로 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5로 앞서 있던 7회말 무사 1,2루에 등판했다. 타석에는 이날 연타석 아치를 그린 루이스 히메네스. 초구 몸 쪽으로 던진 속구를 왼쪽 외야로 날아가는 큰 파울로 연결됐다. 그러나 박준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속구만 연속 세 개를 더 던진 그는 루킹 삼진으로 히메네스를 잡아냈다.
박준영의 속구 승부는 계속됐다. 정성훈을 1루수 파울뜬공으로 잡고 비록 몸에 맞는 볼을 내줬지만 채은성에게도 모두 속구만 던져 상대했다. 다음 타자 정상호를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커브를 제외하고는 14개의 공을 연속해서 속구를 던졌다.
↑ NC 박준영이 21일 잠실 LG전에서 구원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준영의 속구는 스핀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자신감까지 곁들어지며 올 시즌 신인이지만 씩씩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정작 박준영은 자신의 속구의 회전력이 왜 좋은지는 모른다. 이유는 단순하다. 원래 그렇게 던졌기 때문. 그는 “전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봐주신다. 언제부터 그렇게 던졌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NC 주전 포수 김태군은 “종속이 좋다. 야수 출신이다보니 공을 ‘때리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세한 손 끝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박준영 역시 “야수 출신이라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교 시절 유격수와 투수를 병행했던 그는 프로 입단 후 김 감독의 조언에 따라 투수를 선택했다.
박준영의 21일까지 8경기에서 8⅓이닝을 소화하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6. 좋은 공을 지니고 있어도 자신감이 없으면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것이 프로 세계다.
다행히 박준영은 마운드에서 씩씩한 모습으로 던지면서 신인답지 않는 ‘배짱투’를 펼치고 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힘주어 말하고는 한다.
박준영은 “원래 긴장을 안하는 스타일”이라면서 “무조건 점수를 주면 안 되니 내 공을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던진 내 공에 만족은 하지
좋은 속구와 자신감으로 무장한 박준영의 등장으로 NC는 불펜에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매년 투수진에서 히트상품이 나왔던 NC다. 올 시즌에는 그 주인공이 박준영이 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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