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지소연(25·첼시레이디스)은 왜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 2연패에 실패했을까.
팀 붙박이 주전으로 2014-15시즌 첼시레이디스의 더블(리그, FA컵) 우승에 기여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15-16 시즌 최종후보 5인을 살펴봐도 경력, 실력,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허나 24일 저녁(현지시각) 영국 런던 그로스베너하우스에서 열린 PFA 시상식에서 이름이 호명하지 않았다. 수상자는 이소벨 크리스티안센(24·맨체스터시티WFC)이었다.
↑ 지소연은 PFA 올해의 여자선수상 2연패에 실패했지만, 2년 연속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지소연측 관계자는 "이 또한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첼시레이디스 페이스북 |
왜일까.
표가 나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종후보 중 첼시 선수가 3명, 맨체스터시티와 선덜랜드 선수가 각각 1명이었다. 모든 선수는 소속팀을 제외한 타팀 선수 중 한 명의 이름을 적었다. 지소연과 팀 동료 젬마 데이비슨(29), 헤드릭 린달(32)은 크리스티안센 또는 베스 미드(선덜랜드) 중 한 명을 찍었다. 반대로 맨체스터시티, 선덜랜드 팀 선수들은 2개팀 4명의 선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만약 첼시 선수 중에서 수상자를 고르기로 해도 선택지가 3개나 남았다. 데이비슨은 지소연의 지인이 지소연을 보러 경기장에 왔다가 한눈에 반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지닌 잉글랜드 간판 ’날개’이고, 린달은 스웨덴 출신의 세계 정상급 골키퍼다. 누굴 골라도 이상할 게 없다. 표가 분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 2014-15시즌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 베스트 일레븐. 사진=PFA 홈페이지 |
그다음 생각해볼 것은 ’임팩트’이다.
지소연은 지난시즌 컵대회 포함 7골을 넣었다. 팀 사정상 공수 연결고리, 경기조율에 에너지를 사용했다. 공격에만 집중했다면 더 많은 포인트를 쌓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허나 올해의 선수상은 골, 어시스트와 같은 기록과 임팩트, 이미지, 인지도 따위를 더 중시한다. 전년도 수상자로서 인지도 면에선 밀리지 않지만, 임팩트에선 크리스티안센에 한 두 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수상자 크리스티안센은 지소연보다 2골밖에 더 넣지 못했으나, 마지막 7경기에서 6골을 몰아쳐 맨체스터시티에 리그 2위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선물하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그 시기 잉글랜드 대표로도 발탁해 언론의 관
잉글랜드 선수가 절대다수인 WSL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엄’도 배제할 순 없을 듯하다.
지소연은 "아쉽지만, 베스트 일레븐에 포함된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더 열심히해서 내년에도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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