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안방에서 남의 우승 잔치를 지켜봐야 하는 것만큼 곤혹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어쩌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은 내달 2일 올드 트라포드(OT)에서 열리는 2015-16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레스터시티 선수들이 희희낙락 샴페인 샤워를 하는 광경을 지켜볼지도 모른다.
이 경기에서 패할 경우, 레스터시티(승점 76·35경기)가 2위 토트넘홋스퍼(69점·35경기)와의 승점차를 10점으로 벌려 우승을 확정한다. “Nooo"라고 외쳐도 현실은 ”Yes"에 가깝다.
↑ 뭐? 레스터가 우승? OT에서? 퍼거슨 할아버지가 노발대발 하실 일.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올드팬에겐 14년 전 악몽이 스멀스멀 떠오르는 순간이다. 2001-02시즌 라이벌 구단 아스널에 우승컵을 내준 것도 모자라 하필 올드 트라포드에서 확정해 배가 더 아팠다.
그 전후로 세 차례 올드 트라포드가 낙점한 우승팀은 모두 맨유였다. 그들에겐 직접 참여하는 우승 향연이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
↑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레스터. 이왕이면 OT에서 우승을 결정내겠다는 각오다. 사진(잉글랜드 레스터)=AFPBBNews=News1 |
맨유 출신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27일 ‘토크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홈구장에서 다른 팀이 우승하는 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맨유가 낯선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단순하게 “안 지면 된다.”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하루 뒤 첼시-토트넘전이 열리는 스탬포드 브릿지 또는 8일 레스터-에버턴전이 열리는 레스터 홈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이 우승 경기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역대 우승 경기장
1992-93 빌라파크(애스턴빌라 홈구장) 우승팀: 맨유
1993-94 하이필드 로드(코벤트리 시티)|맨유
1994-95 안필드(리버풀)|블랙번로버스
1995-96 리버사이드 스타디움(미들즈브러)|맨유
1996-97 셀허스트 파크(크리스털팰리스)|맨유
1997-98 하이버리(아스널)|아스널
1998-99 올드 트라포드(맨유)|맨유
1999-00 더 델(사우스햄튼)|맨유
2000-01 하이버리(아스널)|맨유
↑ 2001-02 시즌 아스널은 OT에서 우승을 결정했다. 티에리 앙리, 실뱅 윌토르 그리고 아르센 벵거 감독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2001-02 올드 트라포드(맨유)|아스널
2002-03 하이버리(아스널)|맨유
2003-04 화이트 하트 레인(토트넘)|아스널
2004-05 리복 스타디움(볼턴)|첼시
2005-06 스탬포드 브릿지(첼시)|첼시
2006-07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아스널)|맨유
2007-08 JJB 스타디움(위건)|맨유
2008-09 올드 트라포드(맨유)|맨유
2009-10 스탬포드 브릿지(첼시)|첼시
2010-11 이우드 파크(블랙번)|맨유
2011-12 에티하드 스타디움(맨시티)|맨시티
2012-13 올드 트라포드(맨유)|맨유
2013-14 에티하드 스타디움(맨시티)|맨시티
2014-15 스탬포드 브릿지(첼시)|첼시
2015-16 ?
* 맨유는 올드 트라포드 포함 10곳의 다른 경기장에서 우승을 결정했다. 그중 아스널을 세 번이나 가슴 아프게 했다.
* 2일 레스터에 패할 경우, 올드 트라포드는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우승이 결정 난 경기장이 된다.(5회)
* 아스널은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에 비수를 꽂았다. 2003-04시즌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2-2로 비긴 경기가 우승 확정 경기였다.
* 블랙번로버스는 패배와 함께 우승을 확정한 유일한 팀이다.
* 홈구장에서 우승 만세를 부르는 게 최근 추세다. 2011-12 맨시티 2012-13 맨유 2013-14 맨시티 2014-15 첼시가 각자의 홈팬 앞에서 세리머니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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