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윤진만 기자] 공이 높이 솟구쳤을 때, 경기장 위 대부분의 선수는 일시정지 상태였다. 아드리아노보다 어깨를 먼저 집어넣은 양상민이 걷어 내거나, 스크린플레이로 노동건이 잡게끔 유도하겠거니 생각했던 모양.
그때, 예상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양상민의 뒤에서 아드리아노의 발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공을 골문 방향으로 높이 차올렸다. 양상민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던 건지, 노동건이 골문을 비우고 나온 상황이었다. 공은 느긋하게 날아가 골망과 만났다.
서울 선수들과 코치진은 일순간 일시정지를 풀고, 두 팔 벌려 세리머니를 즐겼다.
↑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수원은 후반 12분, 이 실점 전까지 1-0으로 앞섰다. 전반 7분 권창훈의 발끝에서 시작한 역습이, 염기훈 권창훈을 거쳐 산토스의 발끝에서 골로 만들어졌다. 7분은 이 경기 전 수원의 평균 선제 득점 시간대인 39분보다 32분이나 빨랐다. 승리의 지름길에 올라탄 셈이었다.
헌데 잘 버티다 후반 12분 단 한 번의 찬스에서 무너져 경기를 그르쳤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과 같은 위협적인 상황도 아니어서 수원 입장에선 더욱 허탈했을 듯하다. 이날 수원 선수단을 향해 아드리아노가 뿌린 고춧가루는 유독 매웠다. “슈퍼매치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서정원 감독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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