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경기장 위 무법자 로베르트 후트(31·레스터시티)가 이번엔 ‘잡아당겼다’.
1일 올드 트라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리그 36라운드. 경기 도중 상대팀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와 몸싸움을 하던 중 손을 올려 (폭탄)머리를 잡아당겼다. 거구인 펠라이니가 휘청거릴 정도로 강하게.
이 장면은 너무도 생생히 카메라에 잡혔다. 치아 자국이 있지만, 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듯이, 후트 역시 ‘빼박켄트’란 얘기. 이 장면을 두고 PK를 줘야 한다는 둥, 머리가 짧았으면 안 잡혔을까?라는 둥, 펠라이니가 ‘팔꿈치’로 가격했으니 ‘쌤쌤’이라는 둥 말들이 많다.
↑ 로베르트 후트는 2004-05, 2005-06 시즌 첼시 "조연"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10년 뒤 한 팀의 어엿한 주전으로 우승을 눈 앞에 뒀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이런 류의 반칙을 처음 접했다면 낯설겠지만, 후트를 잘 아는 이들이라면 ‘그럴 만도 하지’라는 반응부터 보였을 것 같다. ‘경기장 위 모든 것을 걷어차는 수비수’니까.
“후트는 내가 겪어 본 수비수 중 가장 터프하다. 몸싸움과 수비 그 자체를 즐긴다. 반대로 그를 상대하는 공격수들은 경기를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직접 부딪혀본 왓포드 공격수 트로이 디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후트는 머리로 공을 걷어내고, 발로도 걷어낸다. 헌데 공의 유무는 중요치 않다. 당신이 눈앞에 있다면, 별로 개의치 않고 당신도 걷어찰 것이다. (공격수로서)그를 상대하기가 정말 끔찍하다.”
↑ 약 2초 뒤, 펠라이니의 팔꿈치가 후트의 턱을 강타한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
여기까진 상대팀 입장이고, 반대로 레스터시티 안에서 그는 ‘끔찍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수비수다. 부상 한 번 당하지 않고, 매 경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선수를 싫어하는 구단이 있을까.
후트는 5월2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슛 블록 34개(5위) 클리어링 263개(4위) 공중볼 경합 114개(5위) 등 수비 관련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슛을 잘 막고, 잘 걷어내며, 공중볼도 잘 따낸다. 거기에 스탯으론 드러나지 않는 반칙 기술까지 지녔다.
우승을 눈앞에 둔 레스터의 보이지 않는 영웅이랄 수 있다.
↑ 천성 수비수.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
↑ 힘도 장사.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디니도 레스터의 강점으로 ‘수비’를 꼽으며 “웨스 모건과 후트가 지키는 수비 라인을 상대하기 어렵다. 그들은 절대 공격수를 위험지역에 혼자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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