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오클랜드) 김재호 특파원] 누가 그를 '반쪽짜리 선수'라고 했는가.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3)가 우완 투수를 상대로 연거푸 홈런을 때리며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이대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O.co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개를 뽑으며 3타점을 기록, 팀의 9-8 역전승을 이끌었다. 좌완 선발 션 마나에아를 상대하기 위해 선발 출전한 그는 정작 홈런은 우완 불펜인 라이언 덜과 존 액스포드를 상대로 뽑았다.
이대호는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비디오는 계속 왼손 투수 공만 봤다"며 웃었다. 그만큼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 좌완 선발을 상대로 출전한 이대호는 정작 우완 불펜을 상대로 홈런 2개를 때렸다. 사진(美 오클랜드)=ⓒAFPBBNews = News1 |
이대호도 그런 감이 왓을까. 그는 "첫 홈런은 4-8로 뒤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승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초구를 적극적으로 노리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덜의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렸다.
이 홈런으로 타격감을 확인한 서비스는 이대호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줬고, 결국 역전 홈런으로 보답했다. 이대호는 두 번째 홈런에 대해 "첫 홈런으로 자신감이 붙었다. 치기 좋은 카운트(3볼 1스트라이크)에서 좋은 스윙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맞는 순간 '딱' 소리가 난 이 타구는 이대호도 홈런임을 직감했다고.
이날 이대호는 정작 좌완 마나에아와의 승부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두 차례 모두 땅볼 타구에 그쳤다. 그는 "연구를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힘이 들어간 거 같다"고 말했다. 반전을 만든 힘은 집중력이었다. "처음 보는 투수인 만큼 집중을 한 것이 좋은 타구가 나왔던 거 같다"며 앞뒤 내용이 달랐던 것에 대해 말했다.
이대호의 멀티 홈런은 집중력과 자신감이 만든 결과였다. 그는 "연승을 해서 다행이다. 어려운 경기를 이기는데 도움이 돼 기분 좋다. 다음 원정지로 편하게 갈 수 있을 거 같다"는
시애틀 매리너스는 곧바로 다음 원정지 휴스턴으로 향했다. 이들은 6일부터 휴스턴과 원정 4연전을 치른다. 휴스턴은 8일 시리즈 세 번째 경기에 좌완 댈러스 카이클을 선발 예고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이날은 출전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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