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K리그 클래식(1부리그) K리그 FC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를 대비해서 준비했던 수비수 심우연 교체 투입카드와 그 용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이 3경기 남은 시점에서 조기에 공개하고 싶은 마음은 최용수 감독한테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에 몰리자 어쩔 수가 없었다.
서울은 11일 대구와의 ‘2016 KEB 하나은행 FA CUP’ 32강 홈경기에서 4-2로 역전승하여 16강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임한 첫 경기였으나 선제 2실점 및 연장까지 가는 등 고전했다.
대구전에서 앞서 최용수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홈경기(1-3패)는 비록 졌으나 심우연이 6분만 뛰고도 압도적인 제공권을 보여줬으며 이를 팀원이 활용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우라와 레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유용할 것이다. 심우연의 강점은 일본 클럽이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심우연이 포항과의 2016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홈경기에 교체 투입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최용수 감독은 0-2로 지고 있던 대구전 후반 25분부터 심우연을 기용했다. 심우연은 4분도 되지 않아 골 에어리어에서 헤딩 패스로 공격수 아드리아노(브라질)가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왼발 만회골을 넣도록 도왔다.
대구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5승 3무로 개막 후 무패일 뿐 아니라 4골만 허용한 탄탄한 수비가 호평을 받았다. 이런 대구를 상대로도 전직 공격수라는 경력과 196cm의 우월한 신장을 활용한 심우연의 공중볼 장악은 경기 내내 통했다.
대구전 종료 후 최용수 감독은 “0-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누구를 집어넣어야 할지 고민했다”면서 “전문 공격수는 아니나 심우연을 전진 배치하여 파생되는 세컨드 볼을 노리자고 판단했다. 심우연을 겨냥한 선수들의 중장거리 킥도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최용수 감독의 언급처럼 일본프로축구는 예전부터 압도적인 체격을 바탕으로 한 높이에 약점을 드러냈다. 아무리 유용한 카드도 실전테스트가 필요함을 생각하면 심우연의 잇따른 교체 투입은 동료들이 이를 활용하는 연습이 됐다는 점에서 긍
그러나 대구를 상대로 심우연은 연장전까지 50분을 뛰었다. 우라와가 영상 분석으로 최용수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고도 남을만한 시간이다. 물론 ‘반전카드’인 심우연을 쓰지 않고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을 돌파하는 것이 제일 좋은 상황이긴 하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