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김근한 기자] 두산 투수 허준혁(25)이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선발 기회를 부여 받은 지 3경기 만에 가져온 승리. 5선발의 자격을 실력으로 보여준 하루였다.
허준혁은 14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넥센과의 원정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12-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스프링 캠프 때부터 허준혁은 좋은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했다. 당초 선발 후보군 중 한 명이었지만 개막 엔트리에서는 불펜으로 포함된 상황. 노경은이 먼저 5선발의 기회를 부여 받았으나 3경기 선발 등판 만에 극도의 부진으로 2군행을 통보 받았다. 허준혁에게 기회가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허준혁의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은 지난달 27일 잠실 SK전이었다.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허준혁은 SK 타선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하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오히려 패전을 떠안아야 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도 승리와 멀었다. 허준혁은 지난 8일 잠실 롯데전에서 4이닝 7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사실 1회 닉 에반스의 아쉬운 수비부터 일이 꼬였다. 전체적으로 제구도 흔들렸다.
↑ 두산 투수 허준혁이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김 감독의 기대대로 허준혁은 이날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초반 위기를 잘 넘긴 것이 컸다. 허준혁은 1-0으로 앞선 1회 선두타자부터 볼넷을 내준 뒤 곧바로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무사 1,2루 위기에서 연속 삼진과 범타 유도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최대 위기는 2회였다. 허준혁은 2회 또 다시 안타와 볼넷, 그리고 포일로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실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하성의 유격수 땅볼로 첫 실점. 하지만 임병욱과 서건창을 범타로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팀 타선이 3회 5득점하면서 허준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허준혁은 7-1로 앞선 4회 김하성에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점수 차가 커 타격은 없었다. 허준혁은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더욱 안정됐다. 5회와 6회 연속 삼자범퇴로 넥센 타선을 잠재운 것. 점수 차는 어느덧 11-2까지 벌어졌고 허준혁은 7회 시작 전 윤명준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
허준혁의 이날 총 투구수는 85구로 스트라이크는 55개였다. 최고 구속 139km의 빠른 공과 커브의 제구가 돋보였다. 양의지 대신 선발 마스크를 쓴 최용제와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5선발’의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시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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