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시즌 첫 4연패 및 싹쓸이 패배 위기에 몰린 넥센은 ‘변화’를 택했다. 우선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 공략에 초점을 모았다.
넥센은 지난 13일과 14일 ‘정상’ 타순을 짰지만, 선발투수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니퍼트(6⅔이닝 4실점)와 허준혁(6이닝 2실점 1자책)은 시즌 7승과 첫 승을 고척돔에서 거뒀다. 반면, 넥센의 피어밴드(5⅓이닝 5실점 4자책)와 박주현(4이닝 7실점)은 모두 패전투수.
그 가운데 올해 3승 무패지만 평균자책점 4.77의 갈지자 행보를 걷던 유희관은 넥센에 유난히 약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4월 9일 잠실 경기에서 3⅓이닝 7실점 난조를 보였다. 넥센은 연패의 늪에 탈출하기 위해 타순 변화 카드를 꺼냈다. 유희관을 초반 공략하기 위함이다.
↑ 두산의 유희관(왼쪽)은 15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회까지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역투했다. 6회 집중 4안타를 맞고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8회 타선의 폭발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그러면서 허정협(좌투수 0.111)과 박정음(좌투수 0.667)을 각각 8번과 9번 타순에 배치했다. 김민성, 채태인, 박동원의 타순이 하나씩 올라갔다.
5회까지 타순 이동 효과는 기대보다 작았다. 7번에서 6번으로 이동한 박동원만이 유희관을 두들겼다. 2회 선제 홈런을 친 데다 5회 우전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문제는 유희관의 피안타가 3개였다는 것. 다른 1개도 김민성이 4회 치고 나간 뒤 채태인의 내야 땅볼로 더블 플레이. 넥센은 4,5회 병살타를 잇달아 때려 공격의 맥이 끊겼다.
유희관은 5회까지 75개(스트라이크 43개-볼 32개)의 공만 던졌다. 완급 조절 속 넥센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볼넷도 1개뿐. 이닝당 출루 허용도 많아야 1번이었다.
그런데 타순이 딱 2바퀴를 돈 뒤 달라졌다. 유희관의 공을 배트에 정확히 맞추기 시작했다. 서건창, 고종욱의 연속 안타로 첫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두산의 더그아웃도 바빠졌다. 유희관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결과는 이택근과 채태인의 적시타. 콱 막혔던 넥센 타선은 6회에만 안타 4개를 몰아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두들겨 일찍 끌어내리겠다던 넥센의 뜻대로 되진 않았다. 유희관을 상대로 허정협은 2타수 무안타 1볼넷 1병살타를, 박정음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내준 3점만큼 유희관에게 얻어냈다. 그러나 그
6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진 유희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7이닝 3실점. 지난 10일 문학 SK전에서 5회도 못 버티고 강판(4⅓이닝 7실점)했던 부진을 씻었다. 8회 타선의 도움까지 받으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두산의 5-3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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