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2회에만 50구가 넘는 투구수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두산 투수 마이클 보우덴(29)이 5회를 넘긴다는 것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4회 맨손 호수비로 직접 만든 병살타로 반전을 만들었다. 마지막 순간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끝내 승리는 보우덴의 몫이었다. 유쾌한 반전 있는 하루였다.
보우덴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4-3 승리를 이끌었다.
보우덴의 올 시즌 유일한 패배는 KIA를 상대로 맛본 것이었다.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 등판한 보우덴은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사실 팀 동료인 오재원의 수비 실책이 보우덴을 흔든 하루였다. 자책점은 1점 뿐.
그래도 첫 패배의 껄끄러운 기억은 남아 있었다. 보우덴은 이날도 KIA를 상대로 경기 초반 흐름이 꼬였다. 문제는 2회였다. 보우덴은 선두타자 이범호(7구 안타)부터 시작해 서동욱(7구 안타)-김호령(10구 뜬공)-백용환(11구 볼넷)을 상대로 너무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게다가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도 강한울과 6구 승부 끝에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첫 실점을 허용했다. 지난 첫 패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 두산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어려움 끝에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이때까지만 해도 6회에 던지고 있는 보우덴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팀 타선도 3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우덴의 반전은 4회부터였다. 보우덴은 4회 선두 김호령을 행운의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다. 후속 백용환은 희생 번트를 시도했다.
이 순간 보우덴의 감각적인 호수비가 나왔다. 백용환의 다소 빠른 번트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지체 없이 2루로 송구한 것. 결과는 병살타로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었다. 지난 SK전에서의 ‘글러브 홈 블로킹’이 떠오른 호수비였다.
4회를 기점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팀 타선은 4회 김재환의 동점 홈런과 5회 김재호의 희생 뜬공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안정을 찾은 보우덴은 5회와 6회를 단 1안타로 틀어막았다. 2회에서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
보우덴은 좀 더 욕심을 부렸다. 7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것. 하지만 보우덴은 백용환에 2루타, 강한울에 번트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를 허용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보우덴은 정재훈에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114구로 올 시즌 본인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였다.
이후 보우덴의 승리 여부는 혼돈 속에 빠졌다.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된 것. 특히 4-2로 앞선 9회 마무리 이현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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