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너무 완벽하면 재미없다. 그래서 18일(한국시간) 클레이튼 커쇼와 마이크 트라웃의 투타 대결은 흥미로웠다.
LA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은 라이벌 관계가 점차 희미해져가는 '프리웨이 시리즈'의 사실상 유일한 볼거리다. 1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 둘의 대결이 벌어졌다.
두 선수는 이날 평소같지 않은 모습을 노출했다. 커쇼는 2회 첫 타자 알버트 푸홀스를 중전 안타로 내보낸 뒤 견제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1루심 에드 히콕스로부터 보크를 지적받았다. 이전에도 견제 동작시 보크를 종종 지적받았던 커쇼지만, 이번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보크였다.
↑ 주자 커쇼는 트라웃의 송구를 이기지 못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트라웃은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렀다. 3회말 2사 2루에서 저스틴 터너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침착하게 쫓아가 잡는 듯 했지만, 공이 글러브에 맞고 튀면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공식 기록원은 이를 실책으로 인정했다. 평소 그가 보여준 수준급 수비를 생각하면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투타 대결은 커쇼의 승리였다. 트라웃은 이날 커쇼를 상대로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아웃됐다. 1회 첫 타석에서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3회 두 번째 승부에서도 8구 끝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6회도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대신 트라웃은 다른 곳에서 커쇼를 잡았다. 3회말 다저스 공격, 커쇼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체이스 어틀리의 좌중간으로 가는 안타가 나왔다. 커쇼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지만, 트라웃의 정확한 3루 송구에 태그 아웃됐다. 트라웃의 송구가 커쇼의 발을 이기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 트라웃은 수비 실책으로 한 점을 헌납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두 선수의 대결은 이로써 12차례 대결에서 트라웃이 2루타 포함 안타 2개와 볼넷 1개, 커쇼가 삼진 4개를 기록하게 됐다. 두 선수의 맞대결을 다시 보기 위해서는 올해 월드시리즈에 두 팀이 동반 진출하기를 바라거나 내년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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