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심사 |
◆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백제시대 최고의 걸작품으로 손꼽히는 국보 제84호로 지정된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백제시대에 서산시 운산면은 중국에서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도읍인 부여로 통하던 옛 중국과의 교통로이자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곳으로 이를 입증하는 것이 바로 이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다. 가야산 계곡의 절벽 단단한 화강암에 왼쪽에는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오른쪽에는 미륵반가사유상이 가운데에는 석가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다. 마애불은 말 그대로 바위에 새긴 불상을 뜻한다. 마애여래삼존상을 보고 있노라면 특유의 넉넉하고 잔잔한 미소가 저절로 웃음이 나게 한다. 이런 미소로 누구나 쉽게 다가서서 의지하고 친숙해질 수 있는 모습의 부처, 그리고 주변 자연과 하나 돼 마애여래삼존상도 태곳적부터 변함없이 바로 그 자리에 있던 것 같이 느껴진다. 차갑게 느껴지는 바위에 생명을 불어넣은 백제인의 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그래서 마애여래삼존상의 미소를 ‘백제의 미소’로 불리게 됐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렇게 백제의 걸작인 마애여래삼존상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과 1959년의 일이라는 것이다. 백제의 여유, 따스함과 함께 망국(亡國)의 애상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일화다.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을 지나 용현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보원사지도 꼭 한번 들려야 할 곳이다.
◆황홀경으로 인도해 줄 ‘간월암’…마음 여는‘개심사’ 상춘객 북적=간월도에는 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뭍이 되는 바위섬 있다. 그곳에 서산의 9경중의 하나인 간월암이 있다. 간월도는 ‘달빛을 본다’는 뜻으로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첫번째 임금이 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빛을 보고 득도했다 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어머니 등에 업혀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된 어린 무학대사는 이곳 토굴에서 달빛으로 공부를 하다가 천수만에 내리는 달빛을 보고 불현듯 부처의 깨우침을 얻게 된다. 그 후 그 절은 간월암이 됐다. 간월도는 바다풍경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로 관광객의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밀물, 썰물에 따라 길이 열리는 자연의 신비도 느낄 수 있고 낙조의 황홀경으로 인도하는 간월암의 일몰은 가히 장관이다.
간월도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뿐만 아니라 주꾸미, 꽃게, 우럭 등 풍성한 제철 해산물로 입도 즐거운 식도락 여행을 선사한다. 조선 태종 때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어리굴젓은 서산 뜸부기쌀로 갓 지은 하얀 쌀밥에 어리굴젓을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천수만 간척지에서 수확한 찰진 쌀밥에 밤, 호두, 대추 등을 넣고 알이 통통하게 오른 굴을 듬뿍 넣어서 지은 영양굴밥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최고의 별미다. 달래를 송송 썰어 넣고 만든 달래간장으로 영양굴밥을 쓱쓱 비벼서 먹으면 입안에 알싸한 향과 함께 바다냄새가 코를 찌른다.
인근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상왕산 개심사도 막바지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요즘 평일에는 2000명, 주말이나 휴일에는 5000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삼국시대 창건된 개심사는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뜻으로 충남 4대 사찰로 손꼽힌다. 큰 절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마음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의 힐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절 앞으로 길게 뻗은 연못 안의 나무다리를 건너 경내로 들어서면 건물들은 절을 에워싼 산세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철새들의 고향 ‘천수만’…생태관광 명소 서산버드랜드=천수만은 매년 300여종, 40만 마리가 찾는 세계적인 철새의 낙원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을 때 천수만을 찾는다면 철새들이 펼치는 군무의 향연으로 눈을 떼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천수만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고 체험 교육 중심의 생태관광을 활성화 시키려 조성한 것이 바로 서산버드랜드다. 서산버드랜드에 방문해 둥지전망대에 오르면 드넓은 천수만과 철새들의 전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전망대는 배를 형상화한 하부 구조물과 역동적인 회오리 모양의 상부구조물이 철새알을 상징하는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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