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인근의 은행동과 대흥동, 선화동 일대는 ‘근현대 문화 특구’라 불린다. 옛 충남도청사·관사촌 등 수십개의 근대 건축물과 젊은이들의 명소인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가 한곳에 공존하고 있어서다.
KTX를 타고 대전역에서 내리면 아이들과 함께 대전의 근현대 문화·역사를 만나는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다. 대전 근현대 문화 특구 투어는 여행은 대전역에서 직선 도로인 중앙로를 따라 1㎞ 남짓한 구간이다. 옛 충남도청은 그 길 끝에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05년 경부선 철도부설과 함께 옛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 선화동으로 이전하면서 남긴 지난 100여 년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전역에서 목척교를 지나 옛 충남도청사 쪽으로 더 걸어오다 보면 1936년 건립된 옛 대전부청사 건물이 있다. 지금은 삼성화재 건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선화동에 자리잡은 옛 충남도청은 1932년 건립된 건축물로 한국전쟁 당시 임시정부청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2012년 충남도청사가 충남 대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현재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대전시민대학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옛 충남도청사로부터 약 700여 미터 떨어진 관사촌은 도지사 공관 등 건물 6개 동과 1970년대 지어진 건물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관사촌이다. 도지사 공관은 6·25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임시 거처로 사용했던 곳이기도 하다. 대전역 동광장과 그 부근엔 근대목조건축물인 철도 보급창고와 1920년대에 형성되어 철도기술자와 노동자들의 숙소로 사용된 소제동 철도 관사촌(40개동)이 있다. 이외에도 구 대전여중 강당, 대전 대흥동 성당, 구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산업은행 대전지점, 구 조흥은행 대전지점, 구 동양척식회사 대전지점, 삼성초등학교 구 교사 등 근대 건축물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 공익·상업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아쉬움은 남는다. 대전 근대 건축물 답사를 마쳤다면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를 함께 돌아봐야 한다. ‘대전의 명동’답게 언제나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청춘의 거리다. 쇼핑, 패션, 먹거리 등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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