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면도 자연휴양림 |
◆잠자던 섬에서 국민 관광지로 변신중인 안면도=복잡한 도시에서의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한적한 곳에서의 힐링을 원한다면 태안 안면도가 안성맞춤이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안면도는 ‘꽃의 섬’으로 불리우고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튤립 축제, 여름이면 백합 축제가 시작되고 일년 내내 밤마다 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빛 축제가 열린다. 또 푸른바다와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만남은 환상의 짝을 이룬다. 수령이 50~80년의 울창한 안면송은 피톤치드향 가득한 숲속을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휴양림내 산림전시관은 목재 생산 과정과 목재의 용도, 산림의 효용가치 등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특히 한국 전통가옥을 재현한 아산정원은 주변의 꽃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살아있는 동양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아산정원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꽃지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꽃지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꽃의 연못’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을 정도로 할매바위 너머로 한낮을 뜨겁게 달구었던 태양이 서해를 붉게 물들이며 점점 작아지는 석양을 보면 영화속의 한 장면과 같이 느껴 지기도 한다. 안면도는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특히 서해바다 바다양식장에서 기른 자연산 광어, 우럭 회를 언제든 맛을 볼 수 있다. 봄, 가을로 꽃게, 대하를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 특히 맛나게 우려낸 우럭젓국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전설과 이야기가 살아 있는 덕숭산속 수덕사= 예산 덕숭산 기슭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절 하나가 숨겨져 있다. 백제시대 건립돼 현재까지도 인기를 더해 가는 절 ‘수덕사’가 그 곳이다. 수덕사만큼 전설이 많은 곳도 드물다. 그 전설에 귀기울여 보자. 어느 날 사냥을 갔던 수덕도령이 덕숭이란 낭자를 보고 반해 청혼을 했지만 계속해서 거절을 당했다. 덕숭낭자는 자기 집 근처에 절을 지어달라는 조건으로 청혼을 승낙한다. 수덕은 절을 지었으나 낭자에 대한 정욕 때문에 완성하는 순간 불이 나 전부 타버렸다. 목욕재계하고 다시 절을 지었지만 역시 불에 탔다. 세 번째는 부처님만 생각하고 절을 지어 완공을 해서 드디어 결혼에 성공했다. 하지만 낭자는 결혼한 후에도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강제로 수덕이 덕숭을 끌어안는 순간 덕숭은 사라졌고, 그의 버선만 손에 들려 있었다. 덕숭이 서 있던 자리는 바위로 변했다. 덕숭은 관음보살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이후 수덕사는 수덕 도령의 이름을 따고, 산은 덕숭산으로 이름 붙였다는 얘기다. 수덕사를 전국 명소로 데뷔시킨 일등공신은 가수 송춘희였다.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애절한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대중가요는 숱한 남성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수덕사 밑 수덕여관은 가수 윤심덕과 함께 한말 3대 신여성으로 불리던 여류문인 김일엽과 화가 나혜석의 자취가 남아있다. 나혜석에게서 그림 지도를 받았던 고암 이응로 화백은 1944년 이 여관을 사들였고 1958년 프랑스로 유학을 가기 전까지 이곳에 기거했다. 수덕사는 산채 비빕밥이 유명하다. 안주로 더덕구이에 막걸리를 곁들이면 더 좋다.
◆백제 역사와 삶이 고스란히 담긴 부소산=조용히 사색하며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1300여년전 백제의 흥망성쇠를 쓸쓸히 지켜보았던 부여 부소산을 걸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부소산은 백제시대 왕궁을 방어하는 최후의 성곽이었다. 100m 남짓한 야산이지만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은 백제의 왕가의 숨결과 기품이 담겨 있는 듯하다. 산성 입구에서 표를 끊고 오솔길로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곳이 ‘삼충사’다. 백제 말기 세 충신 성충, 흥수, 계백 장군을 모신 곳이다. 집권 말년 권력에 취한 의자왕은 정사를 멀리하고 충신들의 충언을 듣지 않아 사직의 멸망을 초래했다. 산성을 오른쪽으로 돌아 30분쯤 걸어가면 영일루, 군창터가 나오고 정상의 사자루와 만난다. 나당 연합군에 의해 부소산성이 함락되자 삼천궁녀가 수십 길 절벽 아래로 투신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낙화암은 백마강을 다니는 황포돛대를 타면 운치있게 바라볼 수 있다.구드래선착장에서 고란사까지 10분 남짓한 뱃길이지만 백마강의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하다. 낙화암 절벽 아래에는 아담한 절 고란사가 자리 잡고 있다. 절 뒤 바위틈에 고란정이 있으며 그 위쪽으로 고란초가 서식한다. 백제의 왕들은 이 고란정 약수를 즐겨 마셨는데, 그때마다 고란초 잎을 한 잎씩 띄워 마셨다고 한다. 부소산에서 남쪽으로 직선 도로를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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