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정우람(한화)의 시즌 6번째 세이브는 일주일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특히, 어느 때보다 값지면서 터프한 세이브였다.
지난 25일 경기에서 35구를 던졌지만,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독수리군단의 수호신은 이튿날 등판을 자처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못 잡고서 동점 적시타에 이은 허탈한 끝내기 폭투. 책임감과 함께 미안함 탓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한화가 7-4로 앞선 8회 2사 1,2루서 등판. 타석에는 한방을 칠 수 있는 김민성이었다. 그리고 정우람의 초구(121km 체인지업)는 실투였다. 김민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힘껏 때려 2타점 3루타로 연결했다. 1점 차로 쫓기면서 승부는 더욱 긴박해졌다. 정우람은 “그 흐름에서 내가 끊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했다. 실투였다”라고 자책했다.
↑ 정우람이 26일 고척 넥센전에서 9회 홍성갑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한화의 7-6 승리를 지켜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9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2사 2루서 넥센은 홍성갑을 대타로 내세웠다. 전날 한방 당했던 정우람이다. 묘한 승부였다. 정우람은 어느 때보다 이 악물고 힘껏 공을 던졌다. 공은 모두 속구였다. 그리고 헛스윙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한화의 1점 차 승리 확정.
양성우는 “프로 데뷔 이래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김태균 또한 “전날과 같은 상황을 맞이해 어려웠을 텐데, 정우람이 정말 멋져 보였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도 “어려운 경기였는데 (정)우람이가 어제 많은 공을 던지고도 오늘 잘 막아줬다”라고 칭찬했다.
경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