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힘나는 아침이다.
강정호(29·피츠버그)가 27일(한국시간)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4번 3루수로 출전해 5타수3안타 2타점을 때려냈다. 무릎수술 재활 후 그라운드에 돌아온 지 이제 스무날. 우리의 안타까움과 기대감을 든든한 믿음과 감탄으로 바꾸어내면서 강정호는 여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복귀 후 첫 3안타 경기를 한 이날도 3회 중월 2루타를 날렸다. 올해 때려낸 14개의 안타 중 9개가 장타. 7할대 장타율(0.702)을 뽐내고 있는 메이저리거다.
↑ 강정호의 장타 비결은 빠른 준비동작과 함께 최대한 배트 헤드를 남기면서 ‘채찍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스윙이다. 사진(미 피츠버그)=AFPBBNEWS=News1 |
강정호는 빠른 준비동작과 함께 배트의 헤드(손잡이의 반대편)를 남기며 ‘채찍효과’를 극대화 할 줄 아는 타자이다. ‘회전원리를 이용한 직선운동’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는 야구의 스윙은 몸통을 이용해 힘을 만들어 낸 후 팔에 연결된 배트에 힘을 전달해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스윙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타격코치들은 배트의 헤드를 날카롭게 관찰한다. 배트의 헤드가 지면으로 향하는 것을 ‘헤드가 떨어진다’고 표현하며 일반적으로 좋은 타격을 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배트의 헤드는 상대 투수가 던진 투구에 따라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헤드를 지면과 수평 또는 그 위쪽으로 살려 나오는 것이 반드시 좋다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힘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배트의 헤드를 남겨야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원리다. 배트를 잡고 있는 손잡이 쪽은 최대한 빨리 앞쪽으로 나오고 반대인 헤드는 최대한 큰 원을 그려야 힘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타자들은 타석에서 투수가 던진 볼에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한 가지가 더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힘이다. 즉 힘 있게 빨리 가야 한다. 배트는 짧게 잡을 수도 있고, 길게 잡을 수도 있다. 짧게 잡으면 회전에 대한 저항이 작아 돌리기는 쉽지만 힘이 약하며, 배트를 길게 잡으면 저항이 커서 돌리기는 어렵지만 힘이 크다.
강정호가 (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배트 헤드를 최대한 남기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빠른 준비동작이다. 다른 타자들에 비해 강정호는 (투수와 타이밍을 맞추는) 준비동작이 확실히 빠르다. 하체가 리드하며 허리를 회전할 때 배트의 손잡이는 앞쪽으로 끌고 나오고 배트의 끝인 헤드는 몸에 붙여서 최대한 큰 회전을 만들어
2015메이저리그 빠른볼의 평균구속이 약 148km에 육박한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그 빠른 볼을 때려내 뻥뻥 장타를 날릴 수 있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바로 빠른 준비동작과 함께 헤드를 남기며 스윙하는 ‘채찍효과’를 잘 ‘아는 남자’ 강정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