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이겼지만, 잔루가 너무 많았다.” 지난 26일 창원에서 4시간12분의 혈투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김용희 SK 감독은 마냥 기쁠 수만은 없었다. 안타 18개와 홈런 4개, 4사구 6개를 얻고도 9득점에 그쳤다. 만루 찬스를 두 차례나 놓쳤다. “그나마 이겨서 인천으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지.”
김 감독은 이튿날에도 같은 문제로 고심했다. SK는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2회말 2사 1,2루 및 4회말 1사 2루서 공격의 맥은 번번이 끊겼다. 0-2로 뒤진 5회말 고메즈의 센스 있는 베이스러닝으로 1점을 만회했으나, 삼성 야수진의 잇단 실책으로 잡은 기회였다. 정인욱을 몰아붙이고도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SK는 팀 홈런 50개로 두산(59개)에 이어 2위다. 최근 들어 부쩍 많아졌다. 지난 19일 문학 롯데전 이후 6경기에서 무려 13개의 아치를 그렸다. 지난 26일 경기의 역전 드라마도 홈런 4방 덕분에 가능했다. 그 ‘폭죽’은 27일 인천의 밤하늘에도 터졌다. 그리고 그 힘은 대단했다.
↑ SK는 27일 문학 삼성전에서 6회 터진 이재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3점 홈런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이재원의 홈런은 신호탄이었다. 잠잠하던 SK 타선이 폭발했다. 2사 후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묶어 3점을 추가했다. 전날 NC전의 승리 주역이었던 박재상과 최정은 깔끔한 적시타를 때렸다. 이 한 번
홈런, SK의 가장 무서운 무기였다. 4방까지 필요 없다 1방이면 타선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7회말 터진 고메즈의 홈런(개인 시즌 5호)은 시즌 25번째 승리를 자축하는 ‘보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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