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이제 씁쓸한 벤치신세가 아닌 달콤한 휴식을 취한 것이라 여겨도 될 듯하다. 김현수(28·볼티모어)가 선발로 복귀해 맹타를 과시했다. 국내무대에서 보여준 타격기계 명성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김현수는 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캠든야드에서 펼쳐진 ‘2016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성적은 5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 시즌 세 번째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으며 8경기 연속 출루, 6번째 멀티히트 기록을 달성했다.
최근 김현수는 암흑의 터널을 이겨내고 급반등하고 있다. 시즌 초반 벤치를 지키며 메이저리그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시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절실한 타격을 선보이며 기회를 늘려갔다. 볼티모어 지역 여론도 김현수에게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냉랭했던 벅 쇼월터 감독 역시 연일 불을 뿜고 있는 김현수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았다. 시즌 1호 홈런과 함께 6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하며 위상을 높였다.
↑ 김현수(오른쪽)가 2일 경기서 올 시즌 세 번째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그간 침체에 빠졌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채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냈다. 사진=AFPBBNews=News1 |
그러나 기우에 그쳤다. 궤도에 오른 김현수의 타격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날 경기 테이블세터 겸 선발우익수로 출전한 김현수는 하루 휴식을 취하며 재장전한 타격감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상대투수 조 켈리를 확실히 공략했다. 1회말 무사 1사 상황서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켈리의 5구째 공을 잡아당겨 깔끔한 우전안타를 만든다. 후속타자 마크 트럼보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기록했다.
뜨거운 김현수의 감은 다음 타석 때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장타였다. 2회말 1사 1루서 켈리의 낮은 공을 퍼 올려 중견수 키를 넘기는 깊숙한 장타를 때려냈다. 공은 원바운드로 펜스 안으로 들어갔고 인정 2루타가 됐다. 시즌 4번 째 2루타. 6번째 멀티히트가 완성되던 순간이었다. 3회말에는 볼넷까지 얻어내며 3출루를 달성한다.
↑ 최근 불붙은 김현수(사진). 향후 주전경쟁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AFPBBNews=News1 |
지난달 1일과 26일 경기서 3안타를 뽑아냈었던 김현수의 세 번째 3안타 경기가 됐다. 타율은 0.382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실력을 제대로 입증했다. 이날 김현수가 활발한 타격감을 선보이자 후반부 보스턴 배터리는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까다로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현수 역시 자신감 있는 표정이 가득했다. 마치 국내무대에서 타격기계로 명성을 떨치던 그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간 김현수는 결장이 반복됐기 때문에 휴식차원에서 결장이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주전 입지를 굳힌 것도 아니었기에 출전 시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날 경기가 특히나 중요했던 이유. 김현수는 물음표를 서서히 느낌표로 바꿔가며 존재감을 보이는데 성공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열띤 타격전이 펼쳐졌다. 초반부터 양 팀 타선이 폭발하며 예측하기 힘든 전개가 이어졌다. 역전과 동점, 재역전이 반복됐다. 승자는 볼티모어였다. 6회와 7회 타선집중력이 더욱 빛났다. 최종스코어 13-9. 김현수를 비롯해 패드로 알바레즈가 3안타를 때렸으며 조나단 스쿱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마이크 라이트(볼티모어)와 조 켈리(보스턴)가 선발로 나섰지만 모두
한편 보스턴 리드오프 무키 베츠는 전날 3개의 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이날 역시 1회초 및 2회초에 아치를 그려냈다. 2경기 동안 5홈런. 신개념 리드오프의 활약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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