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이쯤 되면 메이저 국가대항전 출정식에 한국을 부르려는 홈팀은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다. 남의 잔칫집이라고 사정을 봐주진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5일 체코와의 원정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유럽축구연맹선수권대회(유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과의 1일 중립지역 친선경기에서 1-6으로 대패했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체코는 13일 스페인과의 1차전으로 유로 2016 D조 일정을 시작한다. 본선을 앞두고 임한 마지막 평가전이자 홈 출정식을 겸한 것이 한국과의 경기였다.
그러나 체코는 후반 15분 경고누적 퇴장선수까지 발생할 정도로 한국과 혈전을 치르고도 오히려 지고 말았다. 기분 좋게 유로 개최지 프랑스로 가기는커녕 한국을 통하여 첫 경기 상대 스페인과의 전력이 간접 비교되면서 선수단의 불안감과 여론의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 한국 선수들이 체코와의 원정 평가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체코는 유로 2016 출정식이었던 홈경기에서 1-2로 지고 말았다. 사진(체코 프라하)=AFPBBnews=News1 |
↑ 박지성이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 득점 후 일명 ‘산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일본은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한국전에서 0-2로 졌다. 사진(일본 사이타마)=AFPBBNews=News1 |
한국이 이처럼 출정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직전 홈 평가전을 치른 일본은 0-2 완패로 체면을 한껏 구겼다. 특히 경기 시작 6분 만에 한국 에이스 박지성(35·JS FOUNDATION 이사장)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개인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당시 박지성은 득점 후 사이타마 스타디움의 일본 홈 관중석 앞에서 가볍게 뛰는 ‘산책 세리머니’로 한일 양국 축구 애호가에게 모두 깊은 인상을 남겨 아직도 회자한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남아공월드컵 출정식 패배가 일본에 득이 되긴 했다. 오카다 다케시(60) 감독은 짧은 패스와 점유율을 추구하는 기존 축구로는 본선에서 한계가 명확함을 한국전으로 깨닫고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술로 급변하여 2승 1무 1패 4득점 2실점 9위라는 역대 공동 2위 성적을 거뒀다.
허정무(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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