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주심이 하늘 높이 드는 레드카드는 미녀팬, 화려한 춤사위, 화끈한 득점과 더불어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다.
지난 6일간 치른 12경기에서 벌써 6명의 퇴장자가 나왔다. 2경기당 1장 꼴이다.
코스타리카의 켄달 왓슨(vs 파라과이) 자메이카의 로돌프 어스틴(vs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의 마티아스 베시노(vs 멕시코) 멕시코의 안드레스 과르다도(vs 우루과이) 파라과이의 오스카 로메로(vs 콜롬비아) 에콰도르의 가브리엘 아킬리어(vs 페루) 등이 경기 중 벤치로 물러났다.
↑ 그만 나가주세요..9일 에콰도르-페루전에서 퇴장 명령을 받은 에콰도르의 가브리엘 아킬리어. 양 팀은 2-2로 비겼다. 사진(미국 애리조나)=AFPBBNews=News1 |
치열한 혈투를 벌인 7일 멕시코-우루과이전에선 한 경기에 두 명의 퇴장 선수가 나올 정도로 빨간 딱지 빈도수가 높다.
1년 전 칠레에서 열린 44회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선 7장뿐이었다.
치열하기로 유명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지난 5시즌 평균 6.3경기당 1명꼴로 퇴장했다.
코파를 중계하는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이번 대회 초반 퇴장자가 유독 많은 이유를 두 가지를 들어 설명했다.
먼저 라이벌 의식이다. 한 위원은 “남미팀 간에는 잘 알려진 ‘전통 라이벌’이 아니더라도 묵은 감정이 많기에 거친 형태로 표출되는 일이 많다”고 했다.
한 세기 코파 대회를 치르며 파라과이와 콜롬비아, 에콰도르와 페루 등의 팀들에겐 자연스레 라이벌 의식이 쌓였다. 퇴장은 없었지만, 칠레-아르헨티나는 거친 파울을 주고받았다.
↑ 너도 나가..페루전 종료 직전 퇴장을 당하는 자메니카의 로돌프 어스틴. 퇴장을 당하면 다음경기는 강제로 쉰다. 사진(미국 시카고)=AFPBBNews=News1 |
둘째, 북중미 팀의 가세다. ‘남미 월드컵’이던 코파는 100주년을 기념하여 미국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북중미팀을 포함했고, 개최지를 미국으로 정했다. ‘초대 손님’이 주인 행세를 하는 모양새다.
한 위원은 “멕시코(북중미)-우루과이(남미)전이 열린 경기장은 멕시코의 홈을 방불케 했다. 그날 우루과이 선수들은 심판이 멕시코 팬의 응원에 영향을 받아 상대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고 계속 항의했다”고 했다.
이어 “응원에 고무된 북중미 팀, 그리고 원정팀 입장에서 판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남미 팀들 간에 일종의 신경전 혹은 자존심 싸움이 레드카드 유발 요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6장 중 4장이 북중미 팀과 남미 팀간의
이러한 특수한 배경 외 경기 중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요소, 예컨대 ‘욱해서’ 저지른 파울로 퇴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왓슨과 아킬리어는 후반 추가시간에 공을 향한 탈취 욕망을 참지 못하고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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