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그 무대서 선발승을 거두는 게 쉽진 않다. 올해 넥센은 2명의 투수가 그 기회를 가졌으나 신재영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주현은 3전4기 끝에 첫 (선발)승을 올렸다. 14일 또 한 명의 투수가 도전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만만치 않았다.
최원태(19)는 넥센의 유망주. 지난해 1차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만 3억5000만원이다. 관리도 철저히 했다. 지난해 2군에서 프로 경험을 쌓았다. 1군에는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미래의 선발투수로 박주현 등과 함께 지도를 받았다.
어깨가 좋지 않아 3개월가량 뛰지 않았음에도 퓨처스리그 성적은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38로 훌륭했다. 이를 바탕으로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경쟁 후보로 떠올랐다.
↑ 넥센의 최원태는 14일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롯데전)서 5회를 못 버티고 강판됐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서울고 1년 후배인 주효상은 누구보다 최원태의 공을 많이 경험했다. 주효상은 “(최)원태형의 공은 묵직하다. 체인지업도 속구와 스윙이 비슷해 타자들이 현혹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효상의 말대로 최원태의 공은 묵직했다. 체인지업이 잘 통하지 않았으나 초반 커브가 위협적이었다. 3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투구수도 41개(스트라이크 27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결코 낮지 않았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2번째 싸움부터 최원태는 고전했다. 4회에만 9명이 타자를 상대해 4점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고도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흔들렸다. 2사 1루서 최준석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하위타선에 호되게 당했다. 김상호, 정훈, 문규현의 안타는 모두 중견수 앞으로 향했다. 공략 당했다는 방증.
염 감독은 이날 최원태의 투구수로 100개로 정했다. 급격히 무너지지 않을 경우, 조기 강판도 없다고 했다. 최원태가 4회 난조를 보였으나 꿋꿋이 밀어붙였다.
그리고 최원태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2사 이후가 문제. 아두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준석에게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을 했다.
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5실점. 투구수는 94개(스트라이크 54개-볼 40개)였다. 4회 이후 제구가 급격히 나빠졌다. 4회 이후 53개의 공 중 볼이 절반에 가까운 26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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