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너 때문에 웃는데...’ 롯데는 선발진이 말썽이다. 부진의 터널에 갇힌 송승준은 2군에 내려갔고, 기력을 되찾은 것 같던 린드블럼은 6월 들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롯데에게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선발진 중 막네 박세웅(21)이었다.
롯데는 선발투수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레일리(6승 4패 평균자책점 3.05)는 잘 해주고 있으나 린드블럼이 에이스의 위용을 잃었다. 5월에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호투를 펼쳤으나 6월 평균자책점 13.50으로 난타를 당했다. 승수를 쌓으며 버텨야 하는 롯데로선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그래도 박세웅을 보면 웃는다. 6월 들어 2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0(14이닝 1실점 비자책)을 과시했다. 짠물 피칭이었다. 5월의 부진(1승 3패 평균자책점 8.74)을 말끔히 지웠다. 들쭉날쭉 했으나 이제는 안정감을 갖췄다.
↑ 롯데의 박세웅은 14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9탈삼진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불펜의 방화로 이번에도 넥센전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박세웅의 호투로 벤치의 계산도 편했다. 6월의 박세웅은 이닝 소화 능력도 훌륭했다. 최소 6회까지는 책임졌다. 이날도 그는 ‘길게’ 던졌다. 7회까지 투구수는 94개뿐이었다.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최원태가 4⅔이닝 동안 기록한 투구수와 같았다. 투구수 관리가 효율적이었다. 이닝당 최다 투구가 17개(5회·8회)에 그쳤을 정도.
‘이닝 이터’ 박세웅은 롯데 마운드의 숨통을 트여줬다. 가뜩이나 두산과 3연전을 치르며 내상이 심했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휴식을 취해야 했던 상황이다. 윤길현이 이탈한 가운데 홍성민도 피로가 쌓여 어젯밤 서울에 온 노경은까지 대기해야 했을 정도.
그렇지만 그 불펜이 말썽이었다. 박세웅이 8회 무사 1,2루서 물러났다. 아웃카운트 6개만 잡으면 됐다. 5점차의 리드였다. 하지만 강영식, 노경은, 이성민이 잇달아 마운드에 올랐으나 무려 8실점을 했다. 롯데 이적 후 데뷔전을 치른 노경은은 3연속 안타로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허용했으며, 이성민도 불씨를 끄지 못했다. 박세웅의 승리투수 요건은 날아갔다.
박세웅은 넥센과 기분 좋은 추억이 없었다. 승리 없이 패전만 2번. 프로 통산 넥센전 성적이 5경기 11이닝 19피안타 5피홈런 13실점 12자책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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