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NC 다이노스 투수 김진성(31)은 팀에서 궂은일을 맡고 있다. 선발 투수가 일찍 내려가거나 팀이 동점 내지 역전의 가능성이 있으면 불펜 투수 중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2군에 두 차례 다녀왔지만 25경기에 등판해 팀에서 임창민, 최금강(이상 26경기)에 이어 가장 많이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다소 높지만 3승3패 1세이브 5홀드를 거뒀다. 그만큼 접전 상황에서 주로 등판했다는 의미다. 그는 올 시즌 1이닝 이상 경기가 11차례다. 지난 시즌(16경기) 기록을 넘길 것이 확실시 된다.
최근에 만난 김진성은 “팀이 위기 상황 때 많이 등판한다. 접전 상황에서는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나올 정도로 흥분과 긴장이 된다. 다만 점수 차가 벌어지면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NC 다이노스 투수 김진성은 불펜 중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한다. 자신감이 떨어졌던 그는 최근 심리상담을 받고 자신감을 찾았다. 특히 마운드에서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는 “멘탈 문제가 제일 컸던 것 같다. 자꾸 타자들에게 공을 맞다보니 자신감이 없어졌다. 표정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전의 계기가 있었던 것은 2군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면서였다. 2군에 방문한 김경문 NC 감독이 자신감이 떨어진 김진성을 보더니 심리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에너지업’이라는 주제로 약 2시간가량 진행된 상담에서 김진성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스스로 ‘내가 최고의 투수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나는 아니라고 (심리상담에서) 말했다. 겸손이라고 생각했는데 심리상담에서는 지금은 자신감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좋은 상황에서 스스로를 위로해줘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생각 끝에 김진성이 선택한 방법은 마운드에서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 격려하는 것이었다.
지난달 26일 1군에 복귀한 그는 지난 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야구인생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 “진성아, 진짜 멋있다. 잘 던졌다”라고.
지난 11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도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스트레스까지 받으면 힘들다”고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겨울 결혼을 한 그에게 아내도 힘이 된다. 아내가 야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김진성이 잘 던지고 온 날은 칭찬해주고 못하면 수고했다고 위로해 준다고 한다. 김진성은 “아내를 만나고 성격도 밝아졌다. 결혼 전에는 혼자 끙끙 앓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털어놓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웃었다.
김진성은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4로 뒤진 7회초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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