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해할 수 없는 기용이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신고식을 치른 노경은(32)도 상처만 남겼다.
노경은이 등판한 상황만 놓고 봐도 고개가 갸웃거린다.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노경은은 롯데 데뷔전을 치렀다. 앞서 조원우 감독은 “편한 상황에서 올리겠다”고 말했다. 3점 차였다. 얼핏 보면 편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편할 수 없는 시점이었다. 이날 롯데는 영건 박세웅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회초까지 6-1로 앞섰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주자 2명을 남기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박세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이 후속타를 허용 6-3에 1사 1,3루로 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여기서 롯데는 노경은을 선택했다.
↑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8회말 1사 2루. 롯데 노경은이 넥센 대니돈에게 역전타를 맞고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지난달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그 동안 2군에서 몸을 만들어왔다. 1군 진입은 순조로워 보였다. 지난주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애초 12일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비 때문에 13일 경기에서 1이닝만 던지고 1군에 합류했다. 구위와 변화구 각이 괜찮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이탈자가 많은 롯데 마운드 사정을 생각하면 노경은의 합류는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이른 감도 없지 않았다. 4월 등판 이후, 노경은은 은퇴 소동을 겪으며 꾸준히 몸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롯데 입장에서는 노경은이 구세주였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전천후 투수인 노경은의 역할을 크게 기대했다. 노경은의 트레이드 상대였던 고원준이 두산 소속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도 자극이 된 측면이 없지 않다.
결과적으로 노경은은 구세주가 아니었다. 결과도 그렇지만, 과정을 봤을 때도 구세주가 되려면 더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