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윤희상(31·SK)이 부활 찬가를 불렀다. 2군에서 절치부심했던 윤희상은 16일 대구에서 사자군단을 잠재웠다. 통산 27번째 승리. 그러나 그 어느 승리보다 기쁘고 값진 승리였다.
윤희상은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으나 부진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부침을 겪은 그는 2군에서 다시 시작했다. 7번의 등판, 그리고 평균자책점 2.25 4승. 다시 돌아온 윤희상은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5이닝 3실점)과 지난 10일 문학 NC전(6이닝 1실점)에서 한결 안정감 있는 피칭이었다. 10일 경기는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 요건이 사라졌다. 박희수가 굉장히 미안해했을 정도.
그렇지만 윤희상의 공은 점점 위력이 더해졌다. 16일 대구에서 올해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윤희상은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삼성 타자들을 공략했다.
내용이 상당히 깔끔했다. 3회 1사 후 실투로 이지영에게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올해 전 경기 피홈런. 그러나 윤희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잇달아 삼자범퇴.
↑ SK의 윤희상은 16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인상적인 역투를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
투구수도 매우 효율적이었다. 6회까지 투구수가 70에 불과했다. 7회에 가장 많은 21개의 공을 던졌다. 총 91개로 스트라이크는 60개였다.
아쉬운 건 딱 하나. 윤희상만 등판하면 침묵하는 타선이다. 올해 윤희상 등판 경기의 득점은 총 10점. 2득점 이하가 3번이었다.
이날도 초반까지 야속했다. 전날 2홈런 15안타 13득점을 올렸던 타선은 여전히 잘 쳤다. 문제는 응집력. 5회까지 7안타에도 무득점. 4회와 5회 병살타로 찬스를 놓쳤으며 1회에는 타구에 주자가 맞는 불운까지 따랐다.
그러나 야수들은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두둑하게 계산했다. 6회 최승준의 역전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은 뒤 최정과 정의윤의 적시타, 그리고 최승준의 연타석 홈런 등으로 8점을 더 보탰다. 11점은 시즌 윤희상 등
타선까지 도와주면서 윤희상은 마침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 2015년 8월 4일 문학 한화전 이후 317일 만이다. 그리고 1092일 만에 사자 징크스도 깼다. 그의 부활투는 값졌으며, 승리투수는 그에 따른 보상으로 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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