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21일 프로야구 종합)
이것은 기적이 아니다. 최하위 한화는 원래 이런 팀이었다. ‘6월 무패’ NC의 15연승을 막아설 수 있는 팀. 지난주 팀타율 0.379의 NC 타선을 3명의 투수로 9이닝 4피안타 2실점까지 꽁꽁 묶을 수 있는 팀.
이런 전력의 팀이 왜 개막 두 달 반이 넘도록 믿기 힘든 승률로 밑바닥에만 머물렀는지, 왜 이들의 전력을 알아봤던 전문가들에게 애꿎은 ‘막눈’ 누명을 씌우고 있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한화가 15연승 NC를 이기고, kt는 선두 두산에 지면서 최하위 두 팀의 승차가 사라졌다. 일주일 만에 다시 공동 9위로 높이를 맞춘 두 팀의 ‘꼴찌결정전’은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승부가 됐다.
400만 관중 돌파로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의 위용을 뽐내려고 했던 21일의 KBO지만, 두 곳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면서 ‘볼썽사나운’ 하루를 연출했다. 문학구장에서는 5회 공을 맞은 SK 김강민과 투수 류제국(LG)이 주먹을 주고 받으며 동시 퇴장당했고, 마산에서는 6회 등 뒤로 공이 날아간 NC 박석민이 한화 송은범의 마운드로 올라가면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벤클’ 상황 전후에서 두 곳 모두 선수들의 아쉬운 감정 관리와 의심을 사는 몸쪽 공이 나와 따가운 비판을 받게 됐다.
↑ 두산 니퍼트가 21일 잠실 kt전에서 시즌 첫 10승 고지에 올랐다. 경기후 선수들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니퍼트는 6이닝을 무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지켜내고 시즌 첫 10승 투수가 됐다. kt전은 통산 5경기 3승의 깔끔한 성적표를 쓰고 있다. 에반스는 3회 결승타, 4회 만루홈런 등 2안타5타점을 휘둘렀고, 톱타자 박건우는 홈런포함 2안타, 민병헌과 허경민은 각각 3안타, 4안타를 때려내면서 두산의 ‘지뢰밭 타선’을 완성했다. 두산은 지난해 9월22일 롯데전 이후 화요일 12연승을 달리고 있다.
반면 kt는 4연패, 잠실구장 5연패의 안타까운 기록을 이었다.
마산구장에서는 ‘날 잡은’ 한화 선발 송은범의 호투가 ‘폭주모드’였던 NC 타선을 잠재웠다. 송은범은 6⅓이닝동안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NC를 틀어막고, 원정 5연패를 끝내는 시즌 2승째(6패)를 따냈다. 한화 타선은 2-1이던 5회 선두 장운호가 볼넷을 얻어 출루한 찬스를 이용규의 적시타, 송광민의 2점홈런으로 엮어내면서 5-1의 승기를 잡았다.
6월의 스무날이 지나도록 ‘무패팀’으로 남았던 NC는 결국 역대 팀 최다연승 2위였던 삼성(16연승)의 기록 한발 앞에서 연승을 끝냈다.
초반 양팀 타선의 득점력 싸움이 승부를 가른 문학구장에서는 13안타를 친 LG가 6안타에 그친 SK를 이겼다. 김강민(SK)과 주먹을 주고받으며 퇴장당하는 바람에 선발승을 놓친 류제국 대신 올시즌 4경기째 등판한 봉중근이 1⅓이닝을 지키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LG는 문학구장 5연패를 탈출했고 SK는 문학구장 4연패에 빠졌다.
갈길 바쁜 두팀의 치열한 타격전이 불꽃 튄 광주에선 홈팀 KIA가 롯데전 6연승을 거두고 크게 웃었다. KIA 6명, 롯데 7명의 투수가 투입됐고 두팀 모두 두자리수 안타를 휘둘렀다. KIA에 반게임차로 쫓기게 된 롯데는 공동 9위 한화-kt와 두게임 차. 순위표 밑바닥의 살얼음 위에서 불안한 레이스를 계속하게 됐다.
↑ 넥센 고종욱이 21일 고척돔 삼성전에서 2회 적시타를 치고 나간 뒤 1루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선발 장원삼이 4이닝 11피안타 6실점(3자책)으로 무너진 삼성은 끈질기게 쫓아가는 점수를 뽑았으나 불펜이 팽팽한 추격전을 버텨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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