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 주의 첫 경기부터 어수선했다. 그렇지만 LG는 흔들리지 않으며 승리를 만들었다. 중심에는 위기 속 팀을 지탱한 베테랑 자원들의 활약이 있었다.
21일 인천에서 열린 LG-SK 경기는 결과보다 다른 부분에서 화제가 됐다. 초반부터 벌어진 난타전, 그리고 5회말 터진 주먹다짐 벤치클리어링이 경기 분위기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인과관계를 제쳐두고라도 양 팀의 핵심선수인 선발투수 류제국(LG)과 김강민(SK)이 퇴장조치를 당했기 때문에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후에도 LG가 꾸준히 리드한 채 승리를 지켰다. 초반 벌어둔 점수와 함께 중후반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자랑한 것.
↑ LG 베테랑 투수 봉중근(사진)이 위급상황 속 구원 등판해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했다. 304일 만의 승리투수 기록까지 얻게 됐다. 사진=옥영화 기자 |
지난 15일 1군에 재 합류한 봉중근은 이제 롱맨으로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당초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전환을 꾀했으나 캠프 후반 터진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결국 체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LG는 그에게 풍부한 경험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롱맨 임무를 맡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예상치 못한 위급상황. 그는 누구보다 훌륭히 위기를 메워주며 베테랑으로서의 품격이 여전함을 입증했다.
타석에서는 박용택과 정성훈이 빛났다. 지난 16일 NC전서 주루 중 어깨에 공을 맞아 3경기 연속 결장했던 박용택은 이날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3회초 안타를 시작으로 개인통산 1000득점의 위업을 달성하더니 4회초 승부처의 순간 때 결승 2타점을 때리는 해결사 본능까지 과시했다. 정성훈 역시 1회초 선취 타점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뽐냈다.
↑ 4경기 만에 선발라인업에 복귀한 박용택(사진) 역시 결승타를 때려내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번 시즌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대폭 떠오른 LG는 시즌이 길어질수록 이들이 드러낼 경험 및 체력부족 현상에 대해 바짝 신경쓰고 있다. 이를 위해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을 관리해주는 리빌딩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성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팀 상황 또한 좋지 않다. 임훈, 오지환, 유강남 등 주축선수들의 줄부상 소식과 함께 지난 주 1승4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단순 전날 경기 상황을 넘어 근래 흐름 자체가 위기라
전날 경기는 이들의 노련미가 돋보인 대표적인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외부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흐름을 주도하는 베테랑들의 노련미가 향후 LG 성적에 중대요소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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