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과거 스페인은 이탈리아 앞에서 명함을 꺼내는 데 주저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번번이 발목 잡혔다. 유로 1988에선 조별리그에서 만나 0-1로 패해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고, 1994 월드컵 8강에서도 1-2로 패했다. 그에 앞서 유로 1980 조별리그에서도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와 0-0으로 비기고, 나머지 2경기에서 내리 패하며 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1994 월드컵에서 결승을 밟았고, 스페인이 고배를 마신 두 유로 대회에서 4강을 밟았다. 스페인이 프랑스에 패해 16강에 머문 2006 독일 월드컵에선 프랑스를 결승에서 꺾고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 유로 2012의 추억. 사진(우크라이나 키예프)=AFPBBNews=News1 |
스페인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사비 에르난데스는 “스페인은 늘 이탈리아를 두려워했다. 나야 좋았던 기억이 더 많지만, 전 세대들은 그렇지 못했다”고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뛰어넘은 유로 2008 8강을 계기로 전세가 바뀌었다. 유로 2008에서의 승리는 스페인이 메이저 대회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74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스페인은 운명처럼 유로 2012에서도 이탈리아를 만나 조별리그에서 1-1로 비겼지만, 결승에선 유로 결승 역사상 최다골 차인 4-0으로 대승하며, 2010 남아공 월드컵 포함 3개 대회 연속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유로 2012 결승전 이후에도 이탈리아와의 세 차례 맞대결(1 컨페더레이션스컵, 2 친선전)에서 패하지 않았다. 사비 시절 이탈리아 공포증을 극복했고, 사비가 은퇴한 이후로도 이탈리아전에 임하는 자신감은 유효해 보인다.
사비는 “지금 이 대회에서 최고의 팀은 스페인이다. 라 로하(스페인 애칭)는 부스케츠와 이니에스타를 보유했다”며 스페인의 우세를 점쳤다.
그레엄 헌터 스페인 축구 전문가도 UEFA 경기 프리뷰에서 “스페인이 더 뛰어난 선발진을 갖췄다. 부상자도 없다”고 했다.
비록 조별리그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역전패하며 불안 요소를 드러냈으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아이디어를 경기장 안에서 실현만 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토니오 콩테 이탈리아
양팀 맞대결은 28일 새벽 1시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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